사상 최대 1%대 금리인하 파티가 열렸다. 지난 3월에는 2%대 대출상품 하나가 전국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정부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안심전환대출은 그야말로 광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안심전환대출의 혜택도 저소득층 서민이 아닌 돈을 갚을 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돌아갔다.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외면 받은 서민들은 높은 이율을 적용하는 저축은행이나 카드사, 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으로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다. 그도 안 되면 ‘마지막 보루’ 사금융으로 흘러간다. 불법 사금융에 손을 벌렸다가 살인적 이자에 고통 받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다.
급전이 필요하다고 무턱대고 사금융부터 찾기보다는 보험사 대출상품을 비교 분석해보자. 보험사 대출은 은행과 비슷한 금리를 제공하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에게도 문을 열어둔다.
◆급전 쉽게 빌릴 수 있는 약관대출
가계대출 잔액이 매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보험사의 대출도 증가세다. 특히 저금리 기조로 생명보험업계의 대출비중이 커지고 있다.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생명보험사 대출채권은 97조90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증가한 액수다. 지난 2013년 1월 80조581억원이었던 대출채권 규모는 지난해 1월 88조8754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올 들어 한달 만에 3250억원이 늘어나는 등 급증세를 보이며 1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생보사 대출채권의 증가세는 약관대출이 주도한다. 지난 1월 생보사 약관대출은 40조985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41%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23억원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0월까지 점차 늘더니 급기야 11월 40조원대를 넘어섰다. 부동산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은 25조2918억원, 22조6230억원으로 각각 12.5%, 11.0%씩 증가했다.
이처럼 소비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보험사 대출상품은 약관대출(보험계약대출)이다. 보험가입자가 그동안 낸 보험료를 담보로 보험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다. 은행의 예·적금 담보대출과 비슷한 개념이다. 보험금(해약환급금)을 담보로 해약환급금의 95%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자사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금리할인 상품도 활용할 수 있다.
약관대출 가산금리는 평균 1.4~2.6%대로 은행(예금담보대출 가산금리 0.26~1.47%)보다 1~2%포인트가량 높다. 하지만 까다로운 신용등급 제한이나 각종 수수료(대출수수료,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 급전이 필요한 서민에게 요긴하다.
또 여윳돈이 생기면 언제든지 금액에 상관없이 대출을 상환할 수 있다. 대출금 이자를 제때 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해약환급금 범위 내에서 자동 추가대출을 통해 이자를 낼 수 있다.
대출신청도 간단하다. 주민등록증과 보험증권 또는 가장 최근에 낸 보험료 영수증만 있으면 보험사 환급창구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 다만 순수보장형은 제외된다.
삼성생명은 보험계약자에 한해 해약환급금의 최고 95%까지 연 3.0~9.9% 금리로 대출해준다. 대출원리금은 보험기간 내에 자유롭게 상환할 수 있다. 대출기간은 보험계약만기일까지다. 종신형연금의 경우 연금개시 전까지다.
교보생명도 보험계약자를 대상으로 해약환급금의 최고 95%까지 보험계약대출을 해준다. 대출금리는 연 3.9~10.5%다. 한화생명 역시 보험계약자를 대상으로 해약환급금의 최고 95%까지 대출해준다. 대출금리는 금리연동형의 경우 ‘공시이율+1.5%’, 확정금리형 또는 변액보험의 경우 ‘기준금리+2.5%’를 적용한다.
일각에서는 보험사 약관대출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확실한 담보물이 있음에도 일부 보험사의 약관대출 금리가 최고 10%에 달해 서민부담이 가중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생보사 한 관계자는 “90년대에는 7~8%대의 확정금리형 저축성상품을 판매했는데 당시 이러한 고금리 상품에 가입한 고객이 약관대출을 할 경우 여기에 최대 2%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어 대출금리가 10% 이상으로 보이는 것”이라며 “고객이 돌려받는 예정·공시이율에 가산금리를 얹어 산출하기 때문에 실제로 가입자가 부담하는 가산금리는 1.4~2.6% 정도”라고 설명했다. 2000년 이후 판매한 보험은 변동금리형 상품으로 저금리 기조에 연동하는 만큼 실제 보험사의 약관대출금리는 은행 대출금리와 비슷하다는 부연이다.
◆전세자금 담보로 대출 가능
신용대출과 부동산 담보대출도 가능하다. 신용대출의 경우 각사가 정한 대출심사기준에 부합한다면 보험사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삼성생명 ‘일반인직장인 신용대출’은 법인기업체 재직 임직원에 한해 제공한다. 대출금리는 연 4.75~10.81%(고정금리), 대출한도는 500만~5000만원이다.
교보생명 ‘교보NEW프라임신용대출’은 자사의 보험상품계약을 1년6개월 이상 유지하고 연소득이 3000만원 이상인 고객에게 신용대출을 해준다. 대출금리는 연 4.11~9.02%, 대출한도는 300만~5000만원이다. 한화생명 ‘이지패밀리론’도 보험계약자가 계약 1년6개월 이상일 경우 신용대출해준다. 대출금리는 연 7.8~15.9%, 대출한도는 200만~3000만원이다.
부동산 담보대출은 은행권과 비교해 상품구조는 비슷하지만 대출 가능 한도나 금리, 상환방식 등에서 차이가 있다. 삼성생명 ‘고정형 모기지론’의 경우 주거용 주택을 담보로 시세의 70% 한도 내로 대출받을 수 있다. 금리는 3년 고정형, 5년 고정형, 만기 고정형 중 선택하면 된다. 교보생명 ‘아파트담보대출’도 아파트 및 주상복합아파트를 담보로 시세의 70%까지 대출해준다. 대출금리는 최저 연 3.40%다.
보험사를 통해 전세자금대출도 받을 수 있다. 한화생명 ‘한화홈론’의 대출한도는 전세보증금의 80% 이내로 3억원까지 대출해준다. 단 보증금이 3000만원 이상일 때 가능하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 대출금리는 저축은행이나 카드사, 대부업체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편”이라며 “대출과정에서 요구하는 서류가 거의 없어 고객이 이용하기 편리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은행 대출금리보다는 조금 높은 편이지만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며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은행과 보험사의 대출금리 차이가 꾸준히 줄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