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이 강한 바이러스의 경우 감염경로를 빠르게 차단하면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최재천 국립생태원 원장은 지난 4일 ‘생명의 기원과 진화’라는 주제로 열린 카오스재단 강연에서 최근 가장 큰 이슈인 ‘메르스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최 원장은 “독성과 전염의 관계를 보면 바이러스에 대한 보다 현명한 대응 방법을 마련할 수 있다”며 “독성이 강한 바이러스는 숙주를 빠르게 해하기 때문에 전염성이 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생물학자 최 원장은 ‘개미 박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서울대 동물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하버드대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미시간대와 서울대 교수를 거쳐 현재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로 있다. 지난 2013년부터는 국립생태원의 초대 원장을 맡았으며 대표적인 저서로는 ‘통섭’, ‘개미제국의 발견’, ‘다윈 지능’ 등이 있다.


그는 이날 강연 주제인 ‘생명의 기원과 진화’ 강연 서두에서 “생명이 지구에 탄생한 것은 확률적으로 말도 안 되는 일로 우연하게 생긴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생명의 기원은 20여년간 생물학을 공부한 나조차도 명확하게 말할 수 없다”며 “생명이 지구에 탄생한 것은 확률적으로 말도 안 되는 일로 종교적인 창조론과 외계로부터 생명이 시작됐다는 가설 등 입증이 어려운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생명은 자연 발생적으로 우연하게 시작됐다는 가정을 내세웠다.


‘생명의 기원’에서 시작해 진화에 집중하며 강연을 이어나갔다. 진화는 변이, 유전, 생존경쟁, 차등번식의 4가지의 필요충분조건이 일어나야만 한다고 말했다.

먼저 다른 형질이 나오는 변이(Variability)가 일어나야 하고, 이 변이는 다음 세대로 유전(Heritability)돼야 한다. 한정된 자원을 두고 살아남기 위한 생존경쟁(Differential reproduction)도 벌어진다. 마지막으로 환경에 더 잘 적응하여 자손을 낳는 차등번식(Differential reproduction)이 있어야 한다.

최 교수의 강연이 끝난 직후 강호정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의 진행으로 천문학자인 이명현 박사와 성문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성희 학생이 패널로 참여해 청중들과 열띤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한편, 이 행사는 재단법인 카오스가 주최하며 인터파크와 네이버가 후원하는 2015 상반기 카오스 강연 ‘기원’(The Origin) 시리즈의 마지막 순서이자 열번째 강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