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박동욱 기자
정부가 대부업 최고금리를 연 29.9%로 인하키로 결정한 것에 대해 대부업계는 대출심사 기준이 강화되고 불법사금융이 확대되는 등 각종 부작용에 노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서민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하며 대부업법상 최고금리를 기존 34.9%에서 29.9%로 5%포인트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저금리 기조가 영향을 끼쳤다. 금융위는 개인대출 비중이 높은 대형 대부업체 36개사의 평균 대출원가가 최근 2년간 4.35%포인트 감소해 최고금리를 내릴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대부업계는 “대출원가를 감안하면 연 30%보다 낮은 수준의 이율로는 영업을 이어갈 여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대출원가금리 30.65%… 별다른 대안 없어

한국대부금융협회가 최근 대형 40개 대부업체의 지난해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부업 원가금리는 ▲대손비 15.21% ▲자금조달비 5.71% ▲고객모집비 4.0% ▲일반관리비 5.73% 등이다. 이처럼 대출원가금리가 30.65%에 이르는 상황에 최고금리를 인하할 경우 원가금리를 조정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게 대부업계의 주장이다.


또 금융위가 내놓은 ▲대부업 방송광고 비용 삭감 ▲대손충담금 축소 등 대안과 관련해서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는 논리”라며 선을 그었다.

우선 대부업 광고비용을 줄이는 방안과 관련해서는 현재 TV광고를 진행하는 업체가 극히 제한적일 뿐더러 여기서 충당된 비용은 결국 중개업체 수수료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현재 8000여개 대부업체 중 TV광고를 통해 고객을 모집하는 곳은 7개 대형사에 불과하다”며 “이들도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한 광고가 아닌 영업채널로 광고를 활용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TV광고 채널이 막힐 경우 결국 중개업체를 통한 고객 모집을 해야 하는데 중개수수료가 4%로 지급 광고비와 유사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비용절감 효과는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밖에 대손충당금을 현 수준보다 줄여나가는 방안과 관련해서도 “다른 업권에서는 대손충당금을 더 쌓으라고 권고하는 상황에 대부업체만 대손충당금을 축소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업권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불법사금융 확대 등 각종 부작용 노출될 것

대부업계는 “최고금리 인하로 인한 피해는 결국 저신용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금리인하 여파로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 계단인 대부업마저 대출심사 문턱을 높이면 저신용자들은 결국 불법 사금융시장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대부업계는 갈수록 심사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부업체 평균 승인률은 23.9%에 머물렀다. 10명이 대출을 신청하면 8명은 돈을 빌리지 못했다는 얘기다. 금융위는 이번 최고금리 인하 여파로 약 8만~30만명이 대출을 받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대출거절 규모는 52만~145만명으로 예상된다.

불법 사금융시장으로 편입하는 대부업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부협회가 최근 40개 대형 대부업체를 대상으로 상한금리가 29.9%로 인하될 경우의 경영전략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가 폐업을 준비하거나 대출을 축소하겠다’고 응답했다. 이어 영업 지속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점진적으로 폐업 준비(50%) ▲대출규모 축소하고 영업 지속(20%) ▲영향 없이 그대로 영업(20%) ▲회사 매각 검토(10%) 순으로 답변했다. 대부업 관계자는 “최고금리 인하가 이뤄진 뒤 금리 인하 여력이 없는 업체를 중심으로 불법사금융 편입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사금융 시장으로 편입하는 업체가 늘게 되면 그 만큼 시장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위는 금리 인하에 따른 불법사금융 추가이용 규모가 17만~47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