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드업계의 영업환경은 악화일로다. 지난 3년 동안 카드사 순익은 제자리걸음인 데 반해 영세가맹점 수수료와 대출상품 금리인하 요구 등 수익구조에 악영향을 미치는 외부 압박은 거세졌기 때문. 이에 올 하반기에도 카드업계에는 먹구름이 잔뜩 드리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각 카드사들은 자동차금융이 숨통을 틔워줄 최선책이라 판단, 마케팅 노하우와 특화상품 개발 등을 무기로 본격적인 활로 개척에 돌입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대여시장이 급성장하자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렌터카시장에 뛰어들었다”며 “이를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과거 리스·할부금융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복합할부가 사라져 약 5조원 규모의 차복합할부 영업시장에 구멍이 생기자 이를 흡수하기 위한 물밑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카셰어링 통해 젊은 고객 확보
최근 카드업계의 움직임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잇따른 자동차대여시장 진출이다. 장기렌터카는 물론 최근 급부상하는 카셰어링서비스에도 손을 뻗치며 시장선점에 힘을 쏟고 있는 것. 카셰어링은 시간 단위로 필요한 만큼만 차를 빌리는 렌터카서비스의 일종이다. 주로 20~30대 고객이 이용하기 때문에 젊은 고객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신한카드는 최근 국내 카셰어링 1위 업체인 쏘카와 손잡고 공유경제분야의 O2O(Online to Offline) 활성화를 위해 공동협력에 나섰다. 신한 앱카드와 쏘카앱을 이른바 ‘앱to앱’ 방식으로 서비스를 연동해 고객의 간편결제를 추진하고 신한카드의 자사 PG망을 활용해 안전하게 자동결제하는 시스템에 대한 협의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신한카드는 쏘카의 전체 이용고객 중 94%에 달하는 20~30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빠르게 성장 중인 공유경제 및 O2O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카드도 그룹사 내 카셰어링브랜드인 그린카와 연계를 통해 다양한 협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카드는 최근 롯데그룹이 렌터카업계 1위 업체인 KT렌탈을 인수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자동차렌털서비스 확대를 위한 기틀이 마련된 상태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그린카와 사업적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삼성카드 역시 지난 3월 ▲쏘카 이용 시 1만5000원을 결제하면 5% 청구할인 ▲신규가입 시 주중 사용가능한 2시간 이용권 제공 등의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카셰어링시장의 이용객 수는 100만명까지 치솟으며 차량 대수도 5000대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잘 활용할 경우 카드사 입장에서는 젊은 고객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고 밝혔다.
◆카드사 ‘장기렌터카’ 뛰어든다
자동차 소비트렌드가 기존 구매 위주에서 대여로 이동함에 따라 장기렌터카사업에 진출하는 카드사도 늘었다. 과거 장기렌터카사업은 캐피털사들이 주로 취급하던 분야다. 하지만 시장규모가 커지며 사업 전망에 청신호가 켜지자 카드사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9년 21만8480대에 불과하던 렌터카시장은 올해 43만7731대로 두배가량 성장했다.
현재 장기렌터카사업에 뛰어든 카드사는 신한·삼성·롯데카드 등이다 신한카드는 올 4월 장기렌터카서비스를 출시, 현재 500여대를 운영 중이다. 신한카드 장기렌터카는 월 렌트료를 카드로 납부할 수 있으며 카드종류에 따라 포인트·마일리지 적립이나 고유의 부가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밖에도 렌트 후 1년 내 사고 시 신차로 교환, 렌트 후 재해 및 사망 시 채무보류·면제서비스 등 고객 안심서비스를 제공하고 블랙박스, 주차안심서비스 등 부가서비스도 무상으로 지원한다.
삼성카드는 지난 2009년부터 장기렌터카사업을 하고 있다. 차량 대수도 9000대로 카드사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과거 법인 대상 영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왔으나 최근에는 개인고객으로 대상을 넓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롯데카드 역시 롯데렌터카와 협력을 맺고 지난 7월부터 신차 장기렌트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롯데카드는 향후 장기렌털비를 할인해주는 제휴카드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밖에 KB국민카드, 하나카드 등도 장기렌터카사업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대여시장이 급성장하며 카드사들도 이와 관련된 사업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자동차 대여상품의 경우 과거 복합할부상품처럼 포인트 적립, 캐시백 등 신용카드서비스와 연계해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복합할부, 5조원대 시장 쟁탈전
각 카드사들은 자체 복합할부상품을 출시하며 자동차 할부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동안 복합할부는 캐피털사와 제휴를 통해 판매했으나 카드사가 할부금융 면허를 취득하면서 자체 복합할부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은 것.
가장 먼저 자체 복합할부상품을 선보인 곳은 삼성카드다. 삼성카드의 ‘오토할부플러스’는 차량 할부약정기간에 따라 연 1~5%대의 이자율을 적용한다. 여기에 카드결제금액의 0.2%를 돌려주는 캐시백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신한카드의 ‘오토플러스’ 상품 역시 연 1~5%대의 이자율을 적용한다. 이 상품은 복합할부금융시장이 축소된 이후에도 월 평균 700억원의 실적을 내고 있다.
올 상반기 할부금융 자격을 취득한 우리·국민·하나카드 역시 연내 출시를 목표로 신상품을 개발 중이다. 이 중 가장 먼저 할부금융 자격을 딴 우리카드는 오는 11월 상품을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지난달 조직개편을 통해 태스크포스팀(TF)으로 운영됐던 담당부서를 캐피탈금융부로 분리한 상태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용카드사는 기존의 5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던 자동차 복합할부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며 적극적으로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추석합본호(제402호·제40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