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유재석은 국내에서 ‘유느님’이란 별명을 얻으며 예능계의 독보적인 입지를 자랑한다. 그가 10년째 이끄는 <무한도전>은 국민예능으로 자리매김했고 또 다른 버라이어티 <런닝맨>은 국내를 넘어 중화권까지 사로잡았다. 최근 중국에서 <런닝맨>의 팬미팅이 열린 가운데 주최 측은 베이징 팬미팅에 유재석을 모시기 위해 한국 예능인 최초로 전용기를 띄우기도 했다.

현재 <런닝맨> 팬미팅이 중화권 전역에 걸쳐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홍콩, 상하이를 시작으로 9월 충칭, 10월 베이징에 이어 광둥성 선전 등에서 팬미팅이 열렸다. 오는 20일에는 난징에서 <런닝맨> 팬미팅 공연이 이어진다.

2013 SBS TV 연예대상에서 <런닝맨>에 출연중인 개그맨 유재석(왼쪽부터), 지석진, 가수 리쌍의 개리, 배우 송지효, 가수 김종국, 가수 하하, 배우 이광수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종원 기자

<런닝맨>이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류 예능프로그램이란 소식을 접한 독자들도 실제 어느 정도인지 실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국내에선 <무한도전>이 정상의 인기를 유지하고 있고 최근 뜨는 예능도 먹방이나 여행프로그램 등으로 한정돼 있어서다. 지난주 TNMS 기준 국내 예능프로그램 시청률 순위를 보면 국민예능인 <무한도전>이 15%로 독보적인 1위를 달렸다. 반면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은 8.8%를 기록했다.

단순 국내 시청률 비교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검색엔진 구글의 검색결과를 보면 상황이 조금 바뀐다. <무한도전>의 구글 검색결과가 580만(infinite challenge)과 710만(muhan dojeon)을 합해 총 1300만여건인 반면 <런닝맨>(running man)의 검색 건은 2억8000만건에 이른다.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 한정된 검색어인 ‘베스트 런닝맨 에피소드’(best running man episode)도 무려 3400만건의 검색결과를 기록 중이다.


◆고정멤버·방송사·제작사 ‘대박’

<런닝맨>은 중국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쿠(youku)에서 346억1039만뷰를 기록하며 올해 한국 예능프로그램 조회수 1위를 차지했다. 원작 <런닝맨>의 인기에 힘입어 중국에서는 리메이크 프로그램 <달려라 형제>가 제작돼 저장위성 TV에서 방영됐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률 5%대를 돌파하며 세번째 시즌을 맞았는데 한국 시청률 50%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런닝맨>의 중화권 인기가 최고다 보니 고정출연 중인 멤버 7명 전원이 한류스타 반열에 올랐다. 국내와는 온도 차가 확연히 느껴질 정도로 대륙의 인기가 뜨겁다. 방송인 지석진은 중국 SNS인 웨이보에서 167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며 중화권 톱스타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가 중국에서 발매한 음원이 중국 바이두 음원차트 6위까지 올랐을 정도다.

국내에서 친근한 이미지로 사랑받는 이광수는 중화권에서 ‘아시아 프린스’로 불린다. 최근 이광수가 출연한 영화 <돌연변이>의 권오광 감독은 토론토영화제 참석 당시 이광수의 해외인기에 놀랐다고 고백했다. <런닝맨>의 홍일점인 송지효는 중국영화 <초급쾌체>의 여주인공으로 낙점됐다. 송지효와 함께 ‘월요커플’로 불리는 래퍼 개리는 첫 솔로 정규앨범을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공개했다. 개리의 첫 솔로음반 발매에 중국 최대검색엔진 바이두 산하 바이두뮤직이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하기도 했다.


<런닝맨> 멤버의 중국 출연료나 광고수익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한 방송에서 김종국의 중국 예능프로그램 1회 출연료가 800만위안(약 15억원)이란 소식이 전해졌으나 김종국이 직접 2억원가량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런닝맨> 다른 멤버들의 출연료도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출연진 개개인뿐만 아니라 방송사와 제작사도 중국에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런닝맨> 판권을 수출한 SBS콘텐츠허브가 첫번째 시즌 수출에서 최소 200억원 이상 받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중 합작 <런닝맨> 중국판 <달려라 형제>. /사진=뉴시스DB

<런닝맨> 중국판의 첫시즌 타이틀 스폰서는 1억3000만위안(약 233억원)이었다. 이어 두번째 시즌의 타이틀 스폰서는 2억1600만위안(약 388억원)으로 1.5배가 넘는다. 중국판 <런닝맨>인 <달려라 형제>는 김종국을 주연으로 영화로도 제작됐다. 올해 초 개봉한 영화 <달려라 형제>는 개봉 첫날에만 극장점유율 35%를 차지하며 7000만위안(약 125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됐다.

◆주식투자자, FNC·SM 주목할 만


한류 콘텐츠가 돈이 되자 증권가도 관련 리포트를 속속 내놓았다. 대표적으로 ‘영화산업: 중국 상륙작전’(하이투자증권), ‘스타가 만들어지기까지’(흥국증권), ‘기대되는 중국 영화시장 성장 잠재력’(신한금융투자), ‘우린 중국에서 콘텐츠로 돈 벌어요’(동부증권), ‘중화권 진출로 고속성장’(유안타증권) 등을 꼽을 수 있다. 제목만 봐도 증권가가 한류 문화콘텐츠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주식투자 관점에서 살펴보면 대형 엔터테인먼트 종목 2개사를 관심 있게 지켜볼 만하다. 우선 유재석의 예능계 라인이 집결 중인 에프엔씨엔터(FNC엔터)를 꼽을 수 있다. FNC엔터는 유재석을 포함해 올해 이국주, 정형돈, 노홍철, 김용만, 정우 등을 꾸준히 영입하며 국내 엔터테인먼트의 거물로 성장했다. 방송인 유재석이 FNC엔터와 전속계약을 맺었다는 뉴스가 중국 주요 포털사이트인 소후, 시나, 인위에타이 등에 톱기사로 다뤄지기도 했다.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엔터테인먼트사 에스엠도 여전히 관심종목이다. 한류 보이그룹 중 인기 톱을 유지하고 있는 엑소뿐만 아니라 최근 소녀시대 태연의 솔로 데뷔와 걸그룹 에프엑스의 컴백도 성공적으로 치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