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금융소비자의 대출이용에 제동이 걸렸다.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할 경우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야 하기 때문에 대출상환 부담도 커졌다.
금융소비자들은 이번 주택담보대출 가이드라인에 따라 새로운 대출상환방식과 금리에 영향을 받게 됐다. 원칙적으로 신규 주택구입자금을 위한 대출은 원리금을 나눠 갚는 비거치식 분활상환만 가능해지고 상승가능금리(스트레스금리)가 적용된다.
상승가능금리는 은행연합회가 최근 5년간 신규취급 가계대출의 가중평균금리 최고치에서 11월 공시된 가중 평균금리를 차감해 매년 12월에 산정한다. 올해 상승가능금리는 2.7%포인트다.
◆‘선 대출 후 집 계약’… 투자목적 자제해야
앞으로 주택담보대출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 금융소비자들의 대출규모가 축소될 전망이다. 따라서 본인의 소득과 소득증빙 종류 등을 고려해 대출규모, 상환방식과 금리유형을 상담받은 후 부동산계약에 나서야 한다.
통상 주택을 먼저 구입한 후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선 대출 후 집계약’ 순서를 따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또 투자목적으로 무리하게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것은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최근 주택산업연구원의 ‘대출성향에 따른 주택담보대출규모 분석’에 따르면 대출비중이 높을수록 주택가격에 거는 투자기대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주택구입가격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그룹은 대출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국민은행이 발표한 ‘전국 주택매매 및 전세시장 동향’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80.1%까지 상승해 서울 25개구 중 처음으로 전세·매매가율이 80%를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주택가격이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어 시세차익을 노린 주택담보대출 수요도 늘고 있다.
실제 11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71조원으로 전월대비 6조원 증가했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11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43조3295억원이며 지난달 339조2908억원보다 4조386억원 늘었다.
이에 대해 이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가계부채관리방안이 시행된다는 소식에 11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며 “주택담보대출 규정이 강화되기 때문에 섣부른 신규대출 신청과 과도한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정금리 갈아타기… 소득증빙자료 준비 필수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로 이자 부담이 커질 경우를 대비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내년부터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스트레스 금리를 토대로 한 스트레스 DTI(총부채상환비율)가 적용돼 대출한도가 줄어든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으로 나온 고정금리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현명하다.
물론 대출상품을 변경할 경우 은행은 신규대출로 취급해 심사요건을 강화하지만 대출받은 후 3년 이상 경과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아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일부 은행에선 고정금리 비중을 늘리기 위해 기존 변동금리 고객의 중도상환수수료를 최대 50%까지 면제해준다. 또 보험사들은 고정금리를 적용한 주택담보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라이프는 평균 4%대의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며 1~3등급 4.43%, 4등급 4.65%, 5등급 5.06%, 6등급 4.80%, 7~10등급 5.11% 수준의 금리를 제공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은행의 대출상환능력 조건을 높여 따라 보험사를 포함한 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험사 등의 고정금리대출이 은행상품보다 이자비용이 적을 수 있어 대출상품을 비교해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깐깐해진 주택담보대출을 철저히 이용하려면 소득증빙자료를 잘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 은행은 대출자의 소득능력에 대한 심사에 DSR(총부채 원리금상환비율)을 적용해 대출심사를 강화한다. DTI가 주택담보대출의 이자상환능력을 고려한 것이라면 DSR은 원금까지 포함한 상환능력을 평가한다.
특히 DSR이 80%가 넘는 대출자들은 금융사가 사후관리와 함께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들은 특별관리대상으로 대출상환과정을 관리받고 리스크가 커질 경우 금융사가 대출상환을 유도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제출하던 최저생계비나 임대소득 등 소득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도 원칙적으로 금지되므로 소득이 없는 사람은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료, 신용카드 사용액 등의 일정 신고소득 증빙자료를 충실하게 확보해야 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자영업자는 매출액 등으로 추정한 신고소득을 증빙자료로 꼼꼼히 준비해 대출한도를 늘려야 할 것”이라며 “대출받은 은행에서 기한을 연장할 경우에는 기존 대출요건이 적용되므로 예외조건에 해당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집단대출, 상속·채권보전을 위한 경매참가 등 불가피한 채무 인수, 자금수요 목적이 짧거나 명확한 상환계획이 있는 경우에는 새로운 주택담보대출의 예외규정을 적용한다.
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비수도권은 최저생계비를 소득자료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저생계비는 집단대출과 소액대출(3000만원 이하)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