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보험 연계 중금리상품(안) 예시/자료=금융위원회

연 10%대 중금리 대출시장이 은행권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당국이 중금리 대출을 판매하는 금융회사에 1조원을 공급할 계획을 밝히면서 시중은행의 대출 취급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7일 금융위원회는 서울보증보험사가 은행과 저축은행이 공급하는 중금리대출을 보증하는 보증보험 연계상품을 확대 공급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서울보증보험, 전국은행연합회, 저축은행중앙회와 함께 2월 중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로 했다. 또 참여 금융회사들과 태스크포스(TF)팀도 구성할 계획이다.

보증보험 연계상품은 은행과 저축은행이 중금리 대출 시 보증보험사에 보험료를 납부하고 보증보험사는 대출 미회수 보험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은행과 저축은행의 고객층, 대출원가, 영업망 등 특성이 상이한 점을 감안해 대출대상·한도·금리·판매채널 등은 이원화 한다. 은행은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에게 보험료를 포함한 10%내외 금리를 제공하고 2000만원 한도로 60개월 이내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을 적용한다.

저축은행은 4등급 중·저신용자와 은행대출이 어려운 고객을 중심으로 보험료를 포함한 15%내외 금리를 제공한다. 대출한도는 1000만원이며 상환은 60개월 이내 원리금 균등분할 조건이다.


중금리대출의 손실부담은 우선 보증보험사가 일정수준까지 보장하되 연체율이 보증보험사의 보험료 수익의 150%를 초과하는 경우 금융회사가 추가 보험료를 지급해야 한다.

아울러 은행과 저축은행이 연계한 중금리 대출도 활성화된다. 연계대출을 이용한 금융소비자는 신용등급 하락 폭을 완화할 방침이다. 현재는 은행이나 저축은행에서 중금리대출 이용 시 평균 1.7등급이 하락하지만 캐피털 수준(1.1 등급 하락)으로 완화한다. 또 은행의 중금리 대출 취급을 유도하기 위해 저축은행과 연계한 중금리 대출은 서민금융평가에 실적이 반영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과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을 서울보증보험이 보증하기 때문에 금융회사간 리스크가 분담되고 노하우가 축적될 것”이라며 “대출자 상환능력·연체 등의 데이터 축적 등에 따른 신용평가 역량 제고와 금융회사의 새로운 상업적 수익기반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용평가 노하우 부족·연체율 우려 여전히 높아

이처럼 금융당국이 중금리 대출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은행권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이 보증하고 있지만 연체율이 일정수준을 넘어가면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

중금리 대출 연체율은 이미 은행들의 중금리 대출 취급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SC은행은 2005년 중금리 대출상품 '셀렉트론'을 출시해 한때 인기를 끌었지만 부실비율이 높아지면서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지난해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먼저 중금리대출을 선보인 우리은행의 위비대출도 지난해 10월 연체율이 3.21%까지 올랐다가 최근 2%대로 떨어졌다. 6등급, 7등급의 저신용자 연체율은 4%대로 가계신용대출의 연체율 1%미만 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어 우리은행은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위비대출 개발에 착수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은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2금융회사에서 취급했기 때문에 은행은 과거 데이터가 없어 연체율 리스크가 크다”며 “우리·신한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에서 섣불리 중금리 대출을 판매하지 않는 것도 연체율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상품 한눈에’ 사이트의 비교 공시로 중금리 대출 금리, 실적이 줄 세우기가 되면 일부 은행은 서민금융 지원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신용평가 모델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을 키우면 고스란히 부실을 떠안을 우려도 높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은 상업금융의 종류로 정책금융처럼 의무적이진 않다”며 “단, 금융당국이 1조원 지원, 인센티브 부여 등으로 제도적 지원에 나선 만큼 은행은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중금리 대출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