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최근 판매자회사 설립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전속 설계사들이 회사를 떠나 독립대리점(GA)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아보려는 조치에서다. 실제 GA에 소속된 설계사는 10만5234명으로 15개에 달하는 전체 손보업계 전속설계사 8만2213명을 뛰어넘으며 영업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판매자회사를 설립해 설계사 단속과 함께 대형GA 견제에 나설 계획이다.


◆보험사, 줄줄이 판매자회사 설립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가 오는 5월 판매자회사인 '삼성화재 금융서비스'(가칭)를 출범한다. 자본금은 400억원 수준으로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 중심으로 지사 10개 내외가 설립되고 지사당 400여명의 설계사가 배치될 예정이다.


신설되는 자회사는 모든 보험사의 상품을 다루는 보험대리점(GA)과는 약간 다른 형태다. 생명보험상품의 경우 전 생보사 상품을 취급하지만 손해보험상품은 자사 상품만 취급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생명도 지난해 8월 판매자회사인 ‘삼성생명금융서비스’를 설립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점당 50명씩 총 10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삼성생명금융서비스에서도 손보사 상품은 회사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판매하지만 생보사 상품 중에서는 삼성생명 상품만 취급한다.


미래에셋생명은 6월 온라인쇼핑몰인 11번가와 손잡고 온라인 판매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다만 지난 2014년 4월 판매자회사로 설립한 ‘미래에셋금융서비스’와는 다른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다모아’ 형식으로 판매채널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한화생명(한화라이프에셋∙한화금융에셋), 라이나생명(라이나금융서비스), 동부화재(동부금융서비스∙동부MNS), 메리츠화재(메리츠금융서비스) 등도 판매자회사를 뒀다. 다만 메리츠금융서비스는 메리츠화재에서 운영하는 것이 아닌 메리츠금융지주 자회사 형식으로 세워졌다.

◆전속설계사 묶어두기 차원


보험사들은 판매자회사 설립 명분으로 ‘사업 확장’과 ‘고아고객 방지’를 내세우지만 사실은 자사 소속 설계사를 단속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큰 것으로 관측된다. 해마다 보험사 소속 설계사들이 모든 보험사 상품을 팔 수 있는 GA로 대거 옮겨가기 때문이다.

실제 생∙손보 전속설계사는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13년 23만8000명 규모였던 전속설계사 규모가 2014년에는 약 21만6500명, 지난해에는 21만4000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GA의 몸집은 커졌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전체 보험설계사 중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 비중만 64.8%를 차지했다.


특히 고능률 전속설계사들이 줄줄이 GA로 이탈하자 이에 대한 방편으로 보험사들은 자회사 설립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고능률 설계사는 자사에 묶어두고 실적을 내지 못하는 설계사는 판매자회사에 보내 전속설계사의 GA 이탈을 막기 위한 방안이다.

설계사 이탈 방지 역할 외에도 보험사 입장에서 판매자회사는 여러모로 유리하다. GA에 맡겼던 보험상품 대리판매 비중을 자회사로 돌려 수수료 지출을 줄이는 식으로 수익을 강화할 수 있다. 또 판매자회사는 통상 보험사의 100% 출자로 이뤄지므로 자사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할 수 있다.

◆설계사채널 변화 예고


이처럼 보험사들이 줄줄이 판매자회사를 설립하면서 올해 설계사 시장 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게다가 인터넷 다이렉트채널이 급성장하면서 설계사의 역할 변화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으로 실손의료보험, 자동차보험 등 단순한 보험상품의 경우 설계사채널보다는 다이렉트 채널에서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따라서 설계사채널에서는 단순판매보다는 자산관리 및 컨설팅 기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