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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당시 이들의 신용대출금리가 40~60%에 달했다는 점이다. 소비자에게 우선 고금리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고 신용대출을 이용하도록 안내해야 하지만 밝고 재미있는 광고로 대출을 장려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이후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하며 ‘빠른! 날쌘! 단박!’ 등 자극적인 표현을 앞세웠던 저축은행의 광고 또한 같은 이유로 비판받으며 규제대상에 포함됐다.
잠잠했던 저축은행 광고규제가 최근 다시 논란이 됐다. SBI저축은행이 중금리 대출시장에 뛰어들면서 기존 대출금리보다 낮은 연 10%대 상품을 출시했고 광고에서도 자극적인 표현을 버린 채 변화된 모습을 보였지만 TV광고에 제약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광고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시각과 ‘시기상조’라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중금리상품에도 일괄적용 ‘문제’
지난해 12월 SBI저축은행이 중금리 대출상품 ‘사이다’를 내놓았다. 모바일 전용상품으로 한달간 대출을 시행한 결과 평균금리 연 9.9%를 기록하며 기존 금리(연 20%대)보다 상당히 낮은 금리로 중금리 대출시장에 진입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이는 정부의 정책방향과도 부합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5일 금리 10%대의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 내용이 담긴 ‘제2단계 금융개혁’을 발표했다.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 역시 지난해 12월 취임 직후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 대출시장 진출을 앞둔 상황에서 저축은행이 중금리 고객층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광고내용에 자극적인 요소를 모두 버렸고 더구나 사이다는 중금리 대출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정부정책과도 맞는 상품인데 저축은행업계에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광고규제 때문에 마케팅이 저조한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현재 저축은행 TV광고는 저축은행중앙회의 ‘광고심의규정’에 의해 평일에는 밤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 오전 9시부터 낮 1시까지, 토요일과 공휴일에는 밤 10시부터 오전 7시 사이에만 TV광고를 할 수 있다. 광고시간대를 제한하는 광고심의규정은 청소년이 대출광고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 8월 제정됐다.
이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해 5월 우리은행이 중금리 대출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모바일앱 ‘위비뱅크’의 광고는 시간제한 없이 TV전파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방송인 유재석이 출연하며 그 인기를 더했다. 위비뱅크의 대출 평균금리는 연 7.5%로 SBI저축은행의 금리(연9.9%)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광고 자체를 규제하는 것은 업권 차별이라는 지적이다.
광고 논란이 저축은행업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보험사 광고에서도 배우 이순재가 출연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라는 말을 반복해 문제가 됐다. 이후 생명보험협회는 ‘생명보험 광고·선전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규제사항을 대폭 늘렸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문구와 소비자에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표현 등을 제재하며 ‘광고심의위원회’에서 이 같은 사항을 더 엄격히 규제하도록 했다.
SBI저축은행도 시간 규제를 풀고 대신 광고내용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제의 발단은 후크송을 광고에 담고 ‘빠른! 날쌘! 단박!’ 등의 표현을 써가며 소비자를 현혹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중앙회의 광고심사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광고의 내용과는 무관하게 저축은행의 광고라는 이유만으로 TV 송출시간을 규제하는 것은 광고심의규정 취지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부업체와 유사한 저축은행 광고
금융당국이 SBI저축은행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규제를 풀면 대출광고가 쏟아질 것이고 중금리 대출시장을 겨냥한 광고를 제작하는 곳이 SBI저축은행 한곳뿐이어서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저축은행에 대한 사회인식을 고려해 규제완화를 우려하는 입장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시간 규제를 풀면 광고횟수가 다시 공격적으로 늘어 오히려 소비자에게 거부감을 주는 등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우선 업계 전반의 광고 분위기가 바뀌는 것이 순서”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지금의 광고규제를 저축은행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고 비판한다.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의 잇단 출범으로 TV광고가 부쩍 늘었고 내용 면에서도 대부업체 광고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번에’, ‘즉시대출’ 등을 강조하며 대부업체와 저축은행 간의 경계를 스스로 모호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 측은 “그동안 저축은행의 광고가 대부업체와 유사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저축은행중앙회가 지난해 8월부터 TV광고 시간을 규제하는 광고심의규정을 도입한 것”이라며 “물론 앞으로 상황을 봐서 개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도입한 지 7개월도 안된 규제를 바꾸는 것은 섣부른 결정일 수 있다”고 밝혔다.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는 “대부업에서 시작한 저축은행의 광고내용을 보면 대부업체 광고인지 저축은행 광고인지 불분명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았고 결국 그런 관습이 업계 전체에 안 좋은 이미지를 남긴 것”이라며 “앞으로 중금리 대출시장에서 저축은행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따라 광고규제 사항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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