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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에 가면 아이돌 라면을 맛 볼 수 있다? 서울에 위치한 이마트 OO점 라면 코너. 엑소 손짜장, 엑소 손짬뽕, 슈퍼주니어 라면 등이 아무나 오를 수 없다는 매대 프리미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유통 대기업 이마트와 SM엔터테인먼트가 만나 지난 3일 출시한 콜라보제품. 이마트는 출시 전날 ‘세상에 없던 새로운 PL발명’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엑소 라면, 슈퍼주니어 라면, 동방신기 초콜릿, 소녀시대 팝콘, 샤이니 탄산수 등 14종의 ‘이마트ⅹSM’ 협업상품을 새롭게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8월 시작된 ‘이마트 발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상에 없던 상품과 가격’을 만들려는 노력이 상품 개발로 이어졌다는 게 이마트 측이 내놓은 설명이다.
◆ 포장지만 바꿨을 뿐인데…매출 ‘껑충’
언뜻 보면 ‘K-푸드’를 대표할 신제품 발명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제품은 기존 이마트에 있던 자체라벨(PL)상품에 아이돌 이름과 패키지만 바꿔 출시한 리뉴얼 제품이다.
본지 취재 결과 이마트가 2012년 삼양식품과 손잡고 출시한 봉지라면 ‘도전! 하바네로 짬뽕’이 ‘슈퍼주니어 하바네로 짬뽕’으로, ‘이마트 볶음짜장면’은 ‘엑소 볶음짜장면’으로 재출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 팔도와 함께 출시한 ‘이마트 손짜장’, ‘이마트 손짬뽕’은 컵라면 형태의 ‘엑소 손짬뽕’, ‘엑소 손짜장’으로 각각 재출시됐다. 기본적인 원재료는 물론 가격도 동일한 제품이 포장지만 바뀌어 새 제품으로 탄생한 셈이다.
제조사 한 관계자는 “대부분이 신제품인 것으로 알지만 이마트에서 기존에 있던 PL제품에 슈퍼주니어와 엑소를 입혀달라고 한 것”이라며 “SM엔터테인먼트와 협업을 진행하면서 주력 품목이랑 매칭시킨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조사 관계자도 “말이 리뉴얼이지 제품 원재료 등 변화 없이 사실상 포장지만 바뀐 제품”이라며 “콜라보라는 한정제품 특성상 이마트 측에서도 리뉴얼 등 변화를 주기에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정이야 어찌 됐든 이마트의 전략은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콜라보 제품 출시 15일 만에 35만개 이상이 팔려나갔고, 이마트 PL 평균 매출은 기존 대비 250%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 10~20대 국내 팬들의 잇단 구매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SM엔터 측 한 관계자는 “제품을 출시하자마자 구매 문의가 빗발치는 등 반응이 뜨겁다”며 “사생 팬은 물론 해외 팬들까지 일부러 시간을 내서 제품을 사갈 정도”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인기에 힘입어 올 상반기 중으로 ‘이마트 x SM’ 상품의 가짓수를 40여종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존 PL라면에 포장지만 바뀌었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PL개념이 자체 브랜드만 하는 개념이었다면, 이번 발명이 주는 의미는 엔터와 콘텐츠를 결합했다는 데 의의를 둔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제품 오인, 아이돌 마케팅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런 측면을 노린 것은 아니다”며 “그동안 이마트가 진행해 온 발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 브랜드 떼고 붙더니… 아이돌에 의존
전문가들은 스타마케팅으로 귀결되는 지금의 트렌드가 PL상품이 지닌 한계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처음엔 브랜드가 전혀 표시되지 않은 ‘가격만 싼’ 제품에 승부수를 걸었지만 이 전략이 정체에 이르자 결국엔 가격을 올리거나 유명 브랜드 대신 스타 이름을 붙이는 상술로 변모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마트 PL의 시작도 그랬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사업 중 하나로 알려진 PL사업은 제품가격을 낮추기 위해 브랜드 명까지 없앤 ‘노브랜드’가 그 시발점이다. 노브랜드는 일반제조업체 브랜드보다 최소 20%, 최대 60% 저렴하다는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본격적으로 출시된 이후 조미료, 제지, 식품,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없는 제품이 없을 정도로 제품군을 확장해왔다. 인기에 힘입어 매출도 껑충 뛰었다. 지난해 7월 출시 당시 20억원에 머물던 매출은 12월 55억원으로 6개월 만에 3배 가까이 올랐다.
노브랜드의 이러한 성공이 다시 PL제품을 더 잘 팔기 위한 묘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마트가 보다 적극적으로 제품 제작을 주도하거나 판매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PL강화는 대형유통업체 입장에서 마진을 크게 남기면서 새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최고의 효자 시장”이라면서도 “PL 특성상 제품력이 뛰어난 히트상품을 만들자는 목적보다는 인기를 끌 만한 제품을 만들거나 가격에 원재료를 맞추는 식의 제품을 내놓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제품 개발이나 개선 없이 단기간에 매출을 올리기 위한 마케팅에만 열을 올리다 보면 결국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게 될 것”이라며 “PL제품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기 위해선 단순 호기심 구매를 보이는 소비자보단 제품력을 우선시하는 주요 구매층을 겨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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