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밤 12시 서울 종각역 근처 대로변. 수많은 사람들이 길가에 늘어서 택시를 잡는다. 택시는 창문을 열고 서행하며 줄선 사람들에게 하나씩 행선지를 묻고 물어 골라 태운다.
기자도 귀가를 위해 택시를 잡는 줄에 동참했다. 길가에 늘어서 창문을 열고 서행하는 택시에 연신 기자의 집인 ‘광명’을 외쳐댔다. 광명시는 서울 구로구, 금천구와 동일 사업구역으로 원칙상 지나가는 서울택시는 모두 승차거부지만 이곳에선 당연한 일이다. 우선순위는 강남, 홍대 등지다. 삼십분 가량 지나가는 택시에 하염없이 손을 흔들다가 결국 한참을 걸어 가까스레 택시를 탔다.
묵묵히 운전하는 택시기사에게 이 택시에 타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기사는 대뜸 승차거부 신고는 했느냐고 물었다. 그리곤 앞으론 그런 상황에선 꼭 신고를 하라고 당부했다. 이 시간에는 자신도 바로 손님을 태울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은데, 앞선 승차거부 기사들을 신고하지 않으면 자신 같은 사람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겠냐는 말이었다.
◆체감은 변화 없는데 신고는 줄어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택시 승차거부에 따른 민원 신고 건수는 총 7760건(개인택시 2200, 법인택시 5560)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4년 9477건보다 18.1%(1717건) 감소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해 도입한 ‘삼진아웃’ 제도가 효과를 보는 것으로 여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월29일부터 택시 운전자가 2년 안에 승차 거부로 3차례 적발되면 택시 운수종사자 자격을 취소하는 삼진아웃제를 시행하고 있다.
택시기사가 승차거부로 처음 적발되면 과태료 20만원을 내고 2번째는 자격정지 30일과 과태료 40만원 처분을 받는다. 3번째 걸리면 자격이 취소되고 과태료 60만원을 물어야 한다. 택시회사는 운전자가 승차거부로 적발되면 1차 사업 일부 정지, 2차 감차 명령, 3차 면허 취소 처분을 받는다.
분명 수치상으로는 효과가 있어 보이지만 시민들이 원한 것에 비해서는 미미한 효과다. ‘삼진아웃’이라는 강력한 말을 달고 나온 정책인 만큼 기대치는 더 컸다. 삼진아웃 사례가 단 한건도 없었다는 것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승차거부는 현재도 만연하다.
전국에서 택시 등록 대수가 가장 많은 서울시의 경우 삼진아웃제 시행 이후 현재까지 1차 경고처분을 받은 사례는 총 1688건이다. 전체 민원 접수 건의 21.8%에 해당한다. 이 중 자격정지 30일 포함 2차 경고를 받은 사례는 9건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 보다 강경한 행정처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도 군포에 거주하는 김 모씨는 “승차거부에 미터기를 끄고 요금을 협상하는 등의 행위가 여전히 만연하다”며 “택시에 대한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그저 시민들이 신고를 포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마포구에 거주하는 장 모씨는 “신고건수가 줄어든 것은 기존에 승차거부를 하던 택시기사들이 카카오택시 등을 이용해 선별적으로 콜을 받기 때문 아니겠냐”며 “이에 대한 규제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