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은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물 또는 영업활동을 통해 쌓아올린 인지도, 확보한 고객 등 상가점포의 유·무형적 가치에 대한 금전적 대가다. 권리금이 법으로 인정되지 않던 과거에는 임대인이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하도록 방해해도 억울함을 호소할 방법이 전무했다. 임대인의 횡포와 권리금 관련 피해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세입자(임차인)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15년 5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개정·시행됐다.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조항, 임대인의 재산권 침해라는 비판 있기도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주요 개정내용은 권리금을 법으로 인정하고,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할 기회를 보호하는 것이다. 신설된 법 조항은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 방해금지의무를 규정한다. 만약 정당한 사유 없는 임대인의 행위로 인해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임차인은 임대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임대인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해야만 하는 신설 조항이 임대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비판한다. 신설 조항이 임대인의 계약체결의 자유를 박탈한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다.
◆임대인의 횡포로부터 임차인 보호, 실제 억울한 임차인 구제되기도
지난 9월 대구지방법원에서 선고된 판결이 화제다. 약국을 운영하던 기존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데려오자, 임대인은 기존의 월세보다 40%이상 인상된 액수를 계약조건으로 제시하고 약국운영에 필요하지 않은 각종 서류제출을 요구했다. 해당 사건 임대인은 자신이 직접 약국을 운영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재판부는 ‘자신들이 직접 약국을 운영할 의사를 가지고 새로운 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통상적인 임대차계약의 체결과정에서 요구되는 것보다 무리한 조건을 제시함으로써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하는 것을 방해한 것으로 보인다’며 임대인이 임차인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선고했다.
신문재 변호사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조항이 신설되어 억울한 임차인을 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임차인이 친구나 지인과 양도계약서를 쓰고 임대인에게 신규임차인이라 데려오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개정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된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권리금 분쟁이 매우 빈번히 일어나고 있고, 임대인과 임차인간 합의가 어려운 실정입니다.”고 설명했다.
◆임대차기간 5년 이상 지난 경우,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조항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최초 임대차 시작으로부터 5년 이상 지난 경우,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조항은 적용되는가에 대하여 의견이 분분했으나, 지난 5월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는 임대차기간이 5년 이상 지난 사건에 대해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신문재 변호사는 그동안의 권리금 소송 경험을 비춰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 방해금지의무 적용은 임차인이 임대인에 대하여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 즉 최초 임대차로부터 5년 이상 경과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을 규정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를 전제하여 10조의4에 규정된 법체계를 볼 때 그러하며, 임대인의 계약체결의 자유, 재산권 침해라는 위헌소지가 없는 해석을 하여야 하기 때문에 비록 1심이지만 법원의 법률 해석 방향을 짐작케 하는 판결이기에 의미 있는 판결이라 생각됩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