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며 개나리, 장미, 철쭉 등 온갖 봄꽃이 꽃망울을 터뜨렸다. 하지만 향기를 맡겠다고, 사진에 그 예쁜 모습을 담겠다고 얼굴을 가까이 했다가는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다. 꽃에 자리 잡은 벌이나 개미에게 쏘일 수 있고 자칫 알레르기 쇼크로 이어질 수도 있어서다. 알레르기 질환을 가진 사람은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 생소한 만큼 위험한 아나필락시스

알레르기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꽃가루, 풀, 진드기 먼지 등 흡입항원이나 외부로부터 들어온 음식물, 약물 등으로 인한 자극에 반응해 과도한 면역반응을 나타내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배우 구혜선씨가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드라마를 중도하차 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름도 생소한 아나필락시스는 적절한 처치를 바로 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중증 알레르기 질환이다.

질병관리본부의 ‘아나필락시스 조사 연구 실시’(2016년 7월) 자료에 따르면 국내 아나필락시스의 유병률은 증가하는 추세다. 2007년에는 10만명당 7.74명에 불과했던 환자 수가 2011년에 이르러 13.32명으로 크게 늘었다. 우리나라보다 알레르기 인구 비율이 훨씬 높은 미국의 경우 1년에 200명이 넘는 알레르기 환자가 아나필락시스로 사망했다. 대중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위험성이 매우 높은 편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 곤충·식품·약물… 원인물질 다양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은 무엇일까. 곤충, 식품, 약물 등이 주범이다. 곤충의 경우 앞서 언급한 벌과 개미가 대표적이다. 식품은 땅콩과 게, 새우, 우유, 계란, 과일, 메일, 콩, 밀, 생선류 등이 있으며 해열 진통제나 항생제, 조영제 등 약물도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킨다.


‘음식물 의존성 운동 유발성’이라고 해서 특정 음식물을 섭취한 뒤 2~4시간 내 운동할 때 발생하거나 정확한 원인 없이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전신적인 중증 알레르기인 만큼 아나필락시스는 외부 원인물질에 노출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여러 장기에서 증상을 발견할 수 있다. 알레르기 물질이나 특정 자극에 노출된 직후 혹은 수십분 내로 피부 전신에 두드러기가 일어나거나 구강 부종, 피부가 붉게 변하는 홍반 등이 나타난다면 아나필락시스를 의심해야 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또한 피부의 단순 변화뿐 아니라 갑작스러운 복통, 구토, 설사 등이 일어날 수 있고 혈압이 떨어져 실신하거나 심하게는 호흡곤란, 죽음에 이를 것 같은 불안감이 찾아올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즉시 병원을 찾아 의료진의 도움을 받거나 빠른 응급처치로 대응해야 한다.

벌에 쏘인 경우 벌침을 제거한 뒤 식염수로 상처부위를 깨끗이 씻어내 원인 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 후에는 평평한 곳에 환자를 눕혀 의식과 맥박, 호흡을 확인한 뒤 다리를 올려 혈액순환을 유지하고 산소를 공급해주면 병원으로 옮길 때까지 2차 반응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이뮤노캡 트립타제 검사

아나필락시스를 포함한 모든 알레르기 질환을 이겨내려면 원인물질을 제거하고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원인물질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데 아나필락시스의 경우 이뮤노캡 트립타제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우리 몸은 알레르기 물질을 일으키는 많은 요소로 인해 면역글로불린(IgE) 항체를 생성하는데 IgE 항체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비만세포의 활성화와 방출이 이뤄진다. 예컨대 벌의 독이나 약물 등에 대한 IgE 항체로 비만세포가 활성화되면 히스타민과 트립타제와 같은 물질이 주변 조직이나 혈액으로 방출되면서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급성 전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을 이용, 비만세포에 가장 많이 들어있고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존재하는 트립타제의 수치를 평상시와 증상이 일어난 시점으로 비교해보면 아나필락시스를 진단할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의 경우 즉각적인 치료와 응급처치가 중요하지만 이후 원인물질에 노출돼 재발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는 이뮤노캡 트립타제 검사를 통해 다른 유사한 알레르기와 무엇이 다른지 정확히 감별, 미리 방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누군가에게는 따뜻하고 좋기만 한 5월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알레르기 비결막염, 천식 등을 일으키는 최악의 계절이 될 수 있고 모두의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이나 약품이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위협할 만큼 큰 독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알레르기 비염, 결막염, 아토피 피부염 등의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물질을 초기에 진단해야 한다. 특히 말벌 독이나 개미, 음식, 약물 등으로 알레르기성 쇼크가 일어나는 아나필락시스는 더욱 민감하게 조심하고 자극을 주는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근처 공원이나 교외로 나들이를 가는 이가 많은 요즘, 세심한 주의와 노력으로 그 행복한 시간을 건강하게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