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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흥행에도 카타르 단교·후분양제 '위기감'
건설업계가 냉탕과 온탕을 오간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그동안 묵혀뒀던 분양물량을 풀어내며 기지개를 켰지만 한켠이 찜찜하다. 이슬람국가인 카타르가 주변국과의 종교 갈등으로 단교사태를 맞아 현지에 진출한 건설사에 위기감이 팽배하다. 갈수록 먹거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해외시장 변수는 전체 실적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서다. 게다가 아파트 후분양제 도입 논의가 새정부 출범 이후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주요 건설사에 미분양의 암운이 드리운다.
◆카타르 단교, 국내 건설사 위기론
중동은 건설사에게 풍부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축복의 땅인 동시에 아픈 손가락이다. 산유국이 즐비한 중동국가는 자금력이 풍부하지만 건설 기술력은 떨어진다. 따라서 각종 신도시 건설이나 플랜트사업을 우리 건설사의 풍부한 기술력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그간 국내 건설사는 현지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이집트 등 수많은 중동국가에 진출해 실적을 올렸다. 저가수주 우려가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지만 건설사는 시장규모가 큰 중동사업 수주에 항상 큰 의미를 부여한다.
하지만 최근 악재를 만났다. 지난 7일 사우디아라비아·UAE·바레인·이집트·리비아·예멘·몰디브·모리타니 등 카타르 주변 8개국이 종교적 이유로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하면서다. 요르단과 가봉 역시 외교관계를 격하하며 카타르 고립정책에 힘을 실었다.
카타르가 외교적 위기에 봉착하자 현지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에도 위기감이 감돈다. 자칫 주변국에게 미운털이 박히면 추가사업 수주나 진행 중인 사업까지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 13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중동 8개국의 카타르 단교조치가 국내 건설사의 현지 공사 등에 차질이 없다고 불끄기에 나섰다. 자체 재고물량이 충분해 당장의 공사에 무리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중동 갑질' 전례도 부담
국토부의 진화에도 우려가 가시지 않는 건 이른바 '중동 갑질' 전례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카타르 철도공사(QRC)가 발주한 14억달러 규모의 지하철 역사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지난해 공정률 40%를 넘긴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받으며 고초를 겪었다.
올해는 현대건설이 피해를 입었다. 올 초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인 KOC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을 포함한 50개 업체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수주 활동에 제동을 걸었다. 자사와 체결한 계약을 위반했다는 것이 이유다.
당시 현대건설 측이 이전 사업장에서 대규모 손실을 본 것에 대해 소송 등 문제제기를 하자 KOC가 이를 빌미로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현대건설은 2010년 KOC로부터 14억585만달러 규모의 ‘오일 및 가스 파이프라인 설치공사’를 수주한 뒤 대규모 준공 손실이 발생하자 소송을 걸었다.
A대형건설사 관계자도 현대건설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그는 “중동 현지 발주처는 일방적으로 작업을 지시하고 공사대금을 늦게 주거나 안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분쟁 요소가 발생해도 우리 건설사가 을의 위치에 있다 보니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저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건설사의 저가수주 행보가 중동 갑질을 자초했다며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B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대형사의 중동사업은 리스크가 커서 수주 자체에 의미 부여를 할 게 아니라 계약 과정을 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분양제 도입, 찬반 엇갈려
카타르 단교사태와 중동 갑질 전례 등으로 건설사의 해외사업에 먹구름이 꼈다면 국내주택시장에서는 ‘아파트 후분양제’ 도입 여부에 촉각이 곤두선 상태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추가유예 여부나 투기과열지구 지정 목소리 등은 분양시장 수요자의 목을 죌 수 있는 요소지만 후분양제 도입은 공급자인 건설사에 금전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어서다.
국내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대부분 건설사가 분양 대금을 먼저 받고 대략 2~3년 뒤 준공해 입주하는 선분양 방식이다. 입주예정자가 계약 시 계약금을 내고 완공 전까지 6차례에 걸쳐 중도금을 완납한 뒤 입주하는 형태다.
선분양제는 건설사 입장에서 공기 내내 정기적으로 입주 예정자가 치르는 잔금을 받아 공사를 할 수 있어 자금 융통이 수월하다. 반면 입주 예정자인 실수요자는 잔금을 치르느라 대출 등 자금 부담이 가중된다.
후분양제를 도입하자는 요구가 나온 건 이 때문이다. 실수요자의 금전적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완공된 아파트를 직접 보고 고르도록 해 실수요자의 선택 재량권을 늘려주자는 취지다.
하지만 건설사는 시기상조라며 후분양제 도입을 반대한다. 후분양제 도입이 오히려 건설사의 금전적 부담을 초래해 분양가 상승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C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후분양제를 도입하면 시공비 부담이 가중돼 오히려 분양가 상승의 원인을 제공할 것 이라며 도입을 반대했다. 그는 “자금 융통이 원활한 대형사는 후분양제 도입을 어느 정도 견딜 수 있지만 자금력이 약한 중소건설사는 휘청거릴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실수요자는 시장에서 검증된 대형사의 브랜드아파트에만 몰리고 결국 중소건설사는 도산해 전체 시장질서가 흐트러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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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김창성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