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니까 청춘이다. 막막하니까 청춘이다. 흔들리니까 청춘이다. 외로우니까 청춘이다. 두근거리니까 청춘이다. 그러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교수가 쓴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표지에 있는 말이다.


이 책은 한국 출판역사상 최단기간 100만부가 팔린 밀리언셀러다. 지금까지 누적 판매부수가 300만부를 넘어섰다. 청춘만 아픈 걸까. <아프니까 중년이다>라는 제목의 e-북(Book)도 나왔다. 저자 정순원 박사는 중년에 대해 '짊어지고 가야 하는 책임감에 힘들고 인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기에 가장 힘든 시기'라고 말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자식과 부모 걸머진 '막처세대'


청춘은 혼자만의 문제로 힘들어 하지만 중년은 연로한 부모님과 자식문제까지 걸머져야 한다. 현재의 중년은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으로부터 부양받지 못하는 첫 세대’라는 의미의 ‘막처세대’로 불린다.

가정에서는 자식과 부모, 직장에선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에 낀 세대다. 위로는 윗사람의 눈치를 봐야 하고 옆으로는 동료와 업무성과를 경쟁한다. 아래로는 후배들이 치고 올라와 스트레스를 받는다.


청춘은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고 중년은 직장에서 쫒겨날까봐 불안에 떤다. 명예·희망퇴직의 압력도 받는다. 자영업을 하면 파트타임으로 고용한 젊은이가 책임감 없이 일해 답답하다. 


청년 창업자는 장사가 잘 안되면 부모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요청하지만 중년은 빚을 늘리더라도 버텨나가며 자식에게 기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 대출담보로 넣은 집이 경매로 넘어가기도 한다. 중년은 청춘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래도 너희들은 넘어져도 일어설 수 있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세월이 우리보다 훨씬 길지 않느냐. 우리는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기 어렵고 일하던 곳에서 나와 새로운 분야에서 출발하기엔 사회구조와 기술 등이 빠르게 변해 적응하기가 점점 힘들다.”

소득이 가장 많은 세대지만 부채는 그 이상 많아 빚 갚기가 가장 힘든 세대이기도 하다. 통계청이 조사한 연령별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을 보면 40대(125.7%)와 50대(119.0%)가 가장 높으며 그 다음이 30대(114.1%), 60세 이상(106.1%), 30세 미만(53.2%)이다.


중년이 금융부채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은 주택비용이며 그 다음이 교육비용이다. 자식들이 사회에 진출해 일할 능력을 갖추도록 교육하고 빚까지 걸머지는 것이다. 월 지출 항목에서도 자녀교육비가 26.6%나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50대가 재정적으로 가장 크게 느끼는 불안 요인은 노후 준비(62.5%), 자녀 교육(15.4%), 자녀 결혼(13.3%)으로 나타났다.


몸도 청춘일 때와 다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우울증 환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가 50대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2015년 보건복지정책 수요조사 및 분석’(무작위 추출 1000명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삶이 ‘다소 만족스럽다’, ‘만족스럽다’, ‘매우 만족스럽다’를 합한 비율이 전체의 74.1%를 차지했다. 이는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보건복지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조사인데 2014년 72.5%, 2012년 65.4%로 최근 몇년간 국민 삶의 만족도가 다소 개선됐음을 알 수 있다.



◆혼자 즐기거나 자신을 바꾸거나


그러나 연령대별로 보면 중년인 50대(66.9%)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고 그 다음이 40대(71.4%)였다. 30대(75.5%)와 20대(82.6%)는 중년에 비해 삶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다. 객관적 데이터든 주관적 느낌에서든 중년이 삶을 가장 힘들어하는 세대인 것이다.

50대를 벗어나면 60~64세(71.6%), 65세 이상(78.1%)에서 삶의 만족도가 올라간다. 자녀가 독립하고 사회에서 은퇴하는 등 가정 안과 밖에서 걸머지던 책임감으로부터 해방되고 사람관계에서 받던 스트레스가 줄어든 것이 삶의 만족도 회복으로 연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남성(69.0%)의 삶의 만족도가 여성(78.9%)에 비해 낮게 나타나는데 한국의 정서상 가계에 대한 책임감을 남성이 더 크게 느끼고 사회적 스트레스도 더 많이 받는 반면 해소는 여성보다 잘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건강 측면에서도 여성에 비해 남성의 건강지표가 낮다. 걱정거리 1·2순위가 40대는 ‘자녀교육’과 ‘일자리’, 50대는 ‘건강’과 ‘노후생활’이 차지해 나이에 따라 걱정거리도 변함을 알 수 있다.

반면 청춘인 20대의 걱정거리는 1·2위가 각각 ‘일자리’와 ‘주택 마련 및 주거비’, 30대는 ‘자녀교육’과 ‘주택 마련 및 주거비‘ 순서로 나타났다.


삶의 만족도가 떨어질 때 여건을 바꿔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개는 쉽지 않다. 소득수준이 오르거나 뭔가를 포기해야만 한다. 더욱이 다른 사람의 태도가 변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선 혼자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거나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을 바꾸는 것이 현실적이다.


일자리의 안정성, 가족과의 관계, 친교, 자기계발, 소비생활, 여가생활 등도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준다. 20대가 문화공연과 스포츠를 즐기는 것도 삶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는 데 기여한다. 최근 들어 중년 계층에서도 술을 삼가면서 각종 스포츠, 등산, 낚시, 사이클링, 여행 등으로 관심을 돌리고 문화 콘텐츠에 소비를 늘리는 사람이 늘고 있어 다행이다.

자신의 잠재된 재능, 사상 등을 일깨우고 건전한 정서를 함양하는 자기계발을 하는 것도 자족감을 키운다. 돈을 제대로 벌지 못해도 부모라는 믿는 구석이 있는 청년과 달리 생계를 책임지고 가족을 부양하는 중년은 자기계발에 투여할 여력이 적다.


그럼에도 틈새시간이나 늦은 저녁시간, 휴일 등을 활용해 자기계발을 할 수 있다. 필자의 지인은 일주일에 한번씩 기타를 배우러 다닌다. 어학공부, 경제공부, 나아가 투자공부 등을 하면서 지식을 쌓는 것은 지적 능력과 자족감을 높일뿐더러 노후를 풍요롭게 만든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