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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M 성공신화’의 주역 김성주 회장이 최근 대한적십자사 총재에 이어 MCM 생산업체 성주디앤디 대표이사 회장직에서도 사임했다. 그의 갑작스러운 사임엔 MCM 브랜드를 둘러싼 갑질 논란 등 각종 부정적인 이슈가 작용했다는 분석.
그가 맨손으로 일군 MCM은 국내 대표 잡화브랜드로 독일 명품브랜드 MCM이 모태다. 그는 2005년 당시 쓰러져가던 MCM을 과감히 인수해 연간 7000억원대 매출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현재 MCM은 중국은 물론 미국, 영국, 러시아, 독일 등 35개국에서 3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회사가 성장가도를 달리면서 “MCM을 루이비통급으로 키우겠다”던 그의 포부도 함께 커졌다.
하지만 이도 잠시. MCM의 최근 국내외 실적은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최근 3년간 영업이익과 매출이 동반 하락세다. 경기가 좋으면 흑자, 나쁘면 적자를 낼 수 있다지만 업계가 걱정하는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성주디앤디의 생존방식. 글로벌 명품브랜드라고 자평하는 회사가 지난 십수년간 흔히 말하는 ‘갑질’에 기댄 성장을 해왔다는 것. 가파른 성장 뒤엔 수많은 협력업체들의 희생이 숨어있었다.
◆ 돈 묶인 하도급업체… MCM 판매 가격은 ‘껑충’
“협력업체들이 연쇄부도를 내는 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어요? 10억원씩 돈이 묶이더라구요. 게다가 성주디앤디는 중복브랜드 허용을 금지하고 있어요. MCM은 협력업체 고혈을 빨아먹으며 세계적인 브랜드로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빚은 늘고 일은 안돌아가고…. 너무 불안합니다.”
지난 10여년 간 성주디앤디에서 하청을 받아 주요 제품을 생산한 신한인비테이션 관계자의 말이다. 이 외에도 제이와이코리아, 원진콜렉션 등 하도급 업체들은 성주디앤디의 ‘단가 후려치기’, ‘부당 반품’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시정해 달라며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해당 업체에 따르면 성주디앤디는 하도급 거래 체결 당시 마진 지급방식을 ‘정률제’로 정했다가 2005년 10월 돌연 ‘정액제’로 변경한다. 제품 고급화 전략에 맞췄다는 게 그 이유. 정률제란 협력업체에 대금을 지급할 때 각 제품의 자재비·공임에 합의한 비율을 곱해 산정하는 방식으로 국내 브랜드의 통상 마진율은 12~25%다.
하지만 MCM의 정액제는 각기 다른 가방의 제조 단가를 9500원, 1만500원, 1만2100원, 1만3800원 등 4등급으로 매겨 단가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원청업체가 제품 유형과 등급별로 동일한 금액을 정해두므로 마진율이 평균 4~7%밖에 되지 않는다는 게 업체 측 주장이다.
하도급업체 한 관계자는 “가방 한개당 7000원 정도가 남는데 거기서 철형 포장비, 운송비, 샘플비를 빼면 가방 200~300개를 만들어도 100만원 남짓 버는 셈”이라며 “10년 넘도록 하도급업체들은 정률제 마진을 받으며 일했는데 성주는 지금까지 물가 상승, 원·부자재 값 상승 등을 이유로 매번 가격을 올려 과거 20만~30만원대 제품이 현재 80만~120만원을 육박한다”고 꼬집었다.
◆ 철형·포장비, 17년 전 가격 그대로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하도급업체들은 성주디앤디가 소비자 반품을 백화점 판매 정가의 1.1배로 떠넘겼다고 주장한다. 가방 하나 제작하는 데 남는 마진이 1만원 정도인데 클레임이 발생하면 88만원(정가80만원), 110만원(정가100만원) 등 1.1배를 물어냈다는 것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징 박힌 MCM 가방을 사용하던 소비자의 의류 보상까지 백화점 정가로 업체에 책임을 전가했다”며 “물류 관리가 잘못 됐다든지, 창고에 햇빛이 들어 상했다든지 다른 이유로 손상됐음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업체에 떠넘기는 식이다. 그것도 클레임 내역에 대한 지급 통보만 있을 뿐 문제 제품을 회수할 수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샘플 제작비와 포장·운송비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인비테이션이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제작한 샘플 수는 연평균 165개. 샘플 하나를 만들 때마다 약 30만원이 든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신한인비테이션 관계자는 “당연히 지급해야 할 샘플정산비를 2015년에서야 정산하기 시작했다”며 “그마저 실 제작비에 턱없이 모자란 금액을 주다 지난해부터 현실적인 샘플비가 지급됐다. 하지만 미지급분에 대해서는 정산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포장·운송비용 전가와 관련해서도 “원·부자재 대금 지급은 하도급업체가 하고 있으며 철형 및 포장 비용은 2001년 산정된 지갑 200원, 핸드백 700원에서 인상된 적이 단 한번도 없다”며 “현재 타사 책정 비용은 지갑 750원, 가방 2500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 MCM "책임 회피 안한다" vs 업계 "터질 것이 터졌다"
MCM 측은 “하도급업체로부터 구체적 증빙을 제공받지도 못한 채 백억원대의 지급 요구만 받고 있다”며 “잘못한 점이 확인될 경우 책임을 회피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MCM 관계자는 “정액제의 경우 위반의 문제는 아니다”며 “운송비는 협력회사의 관리·보수에 모두 포함되는 것으로 계약서에 명시된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클레임 떠넘기기와 관련해서는 “2009년 공정위 조사를 받을 때 배상합의를 요구받지 않았고 샘플 제작 비용은 본래 제품 단가, 협력회사의 기본 업무에 따른 보수에 반영돼 있다”고 해명했다.
하도급업체 측은 그러나 “공정위 조정 과정에서 연도별 납품 수량, 포장 및 철형비, 계산방식까지 직접 정리해 제출했음에도 MCM 측은 일방적인 자료만 요구하며 책임회피식 대응으로 일관했다”며 “그러면서도 대외적으로는 하도급업체들이 증거 없이 거액을 요구한다는 터무니없는 주장만 펼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MCM 갑질 비리에 대해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을 뿐 MCM의 불공정 횡포가 공공연하게 들려왔다는 지적이다. 특히 브랜드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불공정거래가 관행처럼 협력업체들을 옥죄고 있다는 것.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브랜드가 소위 '슈퍼 갑'으로 군림하는 현 제조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면서 “이번 MCM 사건은 곪아터졌어야 할 고름이 이제야 터진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5호(2017년 7월5일~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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