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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코스피200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상승한 종목은 일진머티리얼즈(129%), 삼성전기(101%), 삼성바이오로직스(93%), LG이노텍(87%)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 모두가 성장주다.
일진머티리얼즈는 매출액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일렉포일이 IT 전자제품과 리튬이온 2차전지용 음극 집전체에 사용되며 배터리를 생산하는 LG화학과 삼성SDI,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 등이 주요 고객사다. 전세계 전기차 판매가 늘고 일렉포일 수요급증으로 생산설비 가동률이 100%에 달해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2배 가까이 오르는 등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다.
◆상반기 주도한 '성장주'
코스피 전체에서는 코스모화학(173%)이 가장 많이 올랐다. 국내 유일의 이산화티타늄 및 황산코발트 제조사로 매출액의 약 90%가 이산화티타늄이다. 자체 기술로 2차전지 원료 LCO(리튬, 코발트산화물) 양극활물질 전구체를 개발했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전기차 관련 종목인 삼화콘덴서, 삼성SDI, 코스모신소재, 후성 등도 주가상승률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중국이 내년부터 전기차 의무판매제를 도입할 계획인 데다 각 나라 자동차메이커들이 전기차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여서 관련 기업의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주 중에서는 세계 반도체시장의 호황에 힘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장이 돋보였다. 상반기 주가상승률은 각각 32%와 51%로 코스피 상승률 18%를 크게 상회했다. 이처럼 올 상반기는 금융주를 제외한다면 IT 관련 성장주가 장세를 주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반 주식형펀드 중 수익률 1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하지 않고 가치주 중심으로 운용하고도 수익률 27.4%를 기록한 ‘한국밸류 10년 투자 100세 행복’이 차지했다. 저평가된 기업을 골라 주가가 상승할 때까지 보유하는 장기투자 원칙을 고수해 5년간 133.6%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모든 펀드가 그런 것은 아니다. 잘 나가는 성장주를 얼마나 편입했느냐에 따라 상반기 펀드 투자실적이 엇갈렸다. 지수 움직임보다 우월한 성과를 겨냥하는 액티브펀드가 지수 흐름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보다 오히려 수익률이 떨어졌는데 그 이유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도주를 포트폴리오에 덜 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25% 넘게 보유하고도 주가가 약세인 중소형종목을 함께 투자한 경우엔 시장수익률에 못미쳤다. '미래에셋장기성장리서치자 1(주식)종류A'가 그 예다. 반면 성장성이 큰 IT 주식을 집중적으로 편입한 트리니티자산운용의 ‘멀티스트레티지펀드’는 최고수익률(48.0%)을 기록했다.
성장주는 주가가 오를 때는 상당히 많이 오르지만 기업 성장속도에 비해 주가 상승각도가 훨씬 빠르면 성장성을 감안해도 고평가 정도가 심해져 부담이 늘어난다. 주가가 많이 오른 후에는 대체로 차익실현매물이 나오지만 추가매수세가 유입되느냐 또는 팔았던 세력이 재매수 하느냐에 따라 상승 지속 여부가 결정된다.
◆금리인상 초읽기… 대세는 '가치주'
올 하반기 성장주 흐름은 어떨까. 상반기 시장수익률에 못 미친 경우 뒤늦게 포트폴리오를 맞출 수도 있고 상반기에 크게 수익을 냈다면 하반기엔 이익실현을 해가면서 교체매매를 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특정 성장주가 시장을 무한정 주도한 역사는 없으며 언젠가 국면 전환이 나타난다. 그때가 언제인지 미리 알 수 없을 뿐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IT종목의 주가가 많이 상승해 실적매력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의견과 반도체 중심의 ‘테크 슈퍼사이클’이 지속되고 있음을 들어 아직은 IT 비중을 줄일 때가 아니라는 의견이 맞선다.
지난달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기술주를 대표하는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이 고점을 찍고 하락한 것이 상승한계에 부딪힌 것인지, 더 큰 상승을 위한 일시적 조정인지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IBK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성장주가 강세인 추세가 수년간 이어지다 지난해 연초 이후 가치주가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 2월에는 성장주가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며 가치주의 상승세를 추월했다. 보고서는 가치주·성장주 상대지수의 주가강도(RSI)에 대한 기술적 분석을 통해 하반기에는 가치주의 상대강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는 금리인상을 배경으로 성장에서 가치 요인으로 투자자의 관심이 이동할 거라는 전망을 내놨다. 유안타증권 보고서도 할인율 부담이 높은 성장주 대비 가치주의 상대적인 강세 재개를 전망했다. 금리가 높아지는 만큼 금융비용이 늘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증가하면 고주가수익비율(PER) 종목보다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고 주주이익 환원이 기대되는 가치주 비중을 확대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선진시장에서 장단기 금리차이(스프레드)는 가치주·성장주의 상대주가와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장단기 스프레드가 축소되면 성장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반대의 경우엔 가치주에 시장의 관심이 더 쏠린다.
◆미 금리인상 압박… 금통위 금리인상 카드 '만지작'
미 상무부가 지난 7월14일 발표한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와 소매판매 지표가 기대치에 못 미쳐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낮아졌지만 중장기적 기조는 '점진적 금리인상'이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주요 월가 투자은행은 추가 금리인상을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고용이 늘어나는 추세는 견조하므로 올 12월 금리인상 전망을 대체로 유지하고 있다.
그때까지 아직 몇개월 남았지만 결국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시장은 금리인상 효과를 선반영할 수 있다. 지난 6월 단행된 미 금리인상으로 현재 한미 기준금리는 같은 수준에 놓여있다. 앞으로 미 금리가 더 올라간다면 한미 양국간 금리 역전으로 한국 금융시장에서 자본이 빠져나갈 우려가 대두되는 만큼 한은 금통위로선 금리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KB증권 보고서는 하반기에도 성장주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지만 성장성뿐만 아니라 기업이익의 상향조정으로 PER이 낮아진 저평가 성장주에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가 성장주지만 PER이 낮아 가치주의 성격도 있다는 평가다. 지수가 많이 올라왔지만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100조원을 돌파한 이래 한국 주식시장의 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여전히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 전체가 하락하기에는 이른 시점이어서 상승 종목군 주도로 우상향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코스피 내 외국인 수급동향은 이미 변화의 모습이 감지된다. 외국인이 전체적으로는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가치주 영역에서 순매수가 지속되는 것과 달리 성장주 영역에서는 일부 비중 축소가 관찰된다.
앞으로는 가치주 중에서도 이익이 개선되는 종목,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 현금성 자산이 많아 금리가 높아질수록 유리한 종목과 11개 섹터 중에서는 금리상승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감이 큰 금융주를 눈여겨볼 만하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8호(2017년 7월26일~8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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