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투데이DB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가수 김건모는 자신이 드론 예찬론자임을 공개했다. 어린이에게 드론을 선물하는가 하면 자신의 노후대책은 ‘드론조종사 자격증’이라고 말한다.

한때 어린아이 장난감 취급을 받던 드론의 위세가 크게 달라졌다. 아마존이 드론을 활용한 배송체계에 관심을 드러내며 상용화에 나선 것은 이미 오래 전이다. 최근 우리 정부도 드론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드론, 택배 날리고 전투에도 동원… 활용 무궁무진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드론산업 발전 기본 계획안’을 내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2년까지 드론산업 기술경쟁력을 세계 5위로 끌어올리고 드론 선진국 대비 90%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게 정부의 목표다. 연구·개발(R&D)에만 1조원이 투입된다.

가시적인 성과도 있다. 지난달 28일 우정사업본부는 전라남도 고흥에서 드론으로 우편물을 배송했다. 이번 시연에서 드론은 8㎏의 우편물을 싣고 약 4㎞를 비행, 바다건너 득량도 주민센터에 짐을 내리고 고흥선착장으로 돌아왔다. 모든 과정은 입력된 좌표에 따라 진행됐으며 이륙부터 배송, 귀환까지 총 10분이 소요됐다. 기존에는 이 모든 과정에 2시간이 소요됐다.


우정사업본부 측은 “드론을 활용하면 배송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내년 드론 관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비·운용인력을 교육해 2019년부터 도서·산간지역 10곳에 드론 배송을 시범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정사업본부 드론이 지난달 28일 전남 고흥 선착장에서 소포 1개, 일반우편물 25개를 싣고 득량도 마을회관으로 배송하기 위해 이륙하고 있다. /사진제공=우정사업본부

드론을 방위산업에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지난 5일 육군은 내년 ‘드론봇 전투단’을 창설하고 이를 운용할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이를 위해 우선 정보학교에 드론 교육센터를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군이 그리는 드론전투는 이렇다. 정찰 드론이 북한의 전쟁지도부와 핵·대량살상무기(WMD) 등 표적을 정찰하고 적이 발견되면 공격형 드론이 이를 타격한다. 또 현재 연구 중인 공격형 벌떼 드론은 각각 1㎏의 고성능 폭탄을 탑재한 뒤 한꺼번에 목표물을 향해 돌진하는 무기다. 개별 드론은 작지만 수십대가 집중되면 폭발력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이 방식은 적의 방공망에 포착되지 않고 원거리 타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드론 배송, 수도권은 혜택 못봐

이 같은 정부의 구상은 일단 실현 가능하다. 최근 국방과학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드론기술 수준은 미국·이스라엘·프랑스에 이어 세계 7위다. 기술로는 중국과 같은 수준인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중국에 뒤쳐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한다.


산업 관련 한 전문가는 “취미용 드론시장이 각종 규제에 막힌 상황에서는 아무리 택배를 날리고 농약을 뿌린다 해도 소용 없다”며 “어떤 산업도 대중성이라는 양분 없이는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우 각종 드론 관련 규제를 철폐한 후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했다. 세계 드론시장의 절대자로 꼽히는 중국 드론업체 ‘다장촹신커지’(이하 DJI)는 약 704억원의 세계 드론시장 가운데 70% 이상을 차지한다. 국내 점유율은 이보다 높은 80%에 달한다.

중국 DJI의 촬영용 드론 ‘인스파이어2’. /사진제공=DJI

우리 정부도 최근 드론 관련 규제를 낮췄다. 지난달 9일 국토부는 ‘드론 특별승인제’(이하 특별승인제)를 도입했다. 야간 시간대와 육안거리 밖 드론 비행을 안전기준 충족 시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특별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드론의 성능과 제원 ▲조작방법 ▲비행계획서 ▲비상상황 매뉴얼 등을 국토부에 제출해야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특별승인제 도입은 선제적 규제완화 사례가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특별승인제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지적한다. 

드론업계 한 관계자는 “드론의 성능, 제원, 비행계획서를 제출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며 “시장 저변을 확대하는 방안이라기보다 사고 발생 시 공무원 자신의 면책을 위한 특별법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드론을 띄울 수 있는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시장은 스스로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