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펍지주식회사
최근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엔 “배그하세요?”라는 새로운 인사법이 생겼다. 게임으로 드물게 국감현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얼리억세스 버전만으로 약 2500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 이야기다.


배틀그라운드가 지난 21일 정식출시 됐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배틀그라운드의 아성을 뛰어넘을 국산게임이 등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얼마나 재미있길래 배틀그라운드에 열광할까. 직접 해봤다.


◆빠르고 진입장벽 낮아… 고사양은 걸림돌

우선 배틀그라운드를 즐기기 위해 컴퓨터를 주문했다. 배틀그라운드는 상당한 수준의 사양을 필요로 했다. 기자가 주문한 주요 부품은 라이젠5 1600 서밋릿지, DDR4 8GB(기가바이트), GTX 1050Ti 4GB. 배틀그라운드를 중간 옵션 수준으로 실행할 수 있었다.

조립과 스팀에서 구입한 게임 설치를 마치고 배틀그라운드를 실행했다. 다소 긴 듯한 로딩이 끝나고 캐릭터 생성화면이 나타났다. 캐릭터를 무난한 외형으로 생성하자 대기실 화면이 나타났다. 어떤 튜토리얼도 나오지 않았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자 매칭 중이라는 화면이 나오고 10초도 지나지 않아 게임에 접속됐다.


스피디한 진행이 마음에 들었다. ‘고인물’들의 오랜 경험 밖에는 어떤 차별도 받지 않아 초보자도 게임을 즐기는 데 불리함이 없었다. 신규유저의 진입이 계속되는 비결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게임 플레이 중 유심히 살펴본 그래픽 수준은 다소 아쉬웠다. 현재 서비스 중인 PC온라인게임 가운데 가장 높은 사양을 요구함에도 3~4년전에 봤을 법한 실망스러운 그래픽을 보여줘 최적화가 덜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배틀그라운드 게임 화면. /사진=박흥순 기자
배틀그라운드의 승리요건은 바닥에 떨어진 아이템을 주워 생존하는 것이다. 열심히 바닥에 있는 아이템을 주웠다. 계속 주웠다. 그런데 주워지지 않았다. 한번에 많은 게이머의 데이터가 서버로 전송되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트레이서'라고 불렀다. 트레이서는 블리자드의 PC온라인게임 ‘오버워치’에 등장하는 캐릭터 이름인데 같은 동작을 계속 반복하거나 같은 곳을 이동하는 일종의 지연현상을 비꼰 것이다. 이 현상은 게임 내 생존자의 수와 비례해 생존자 수가 적어질수록 게임 환경은 쾌적해졌다.

◆최적화 쉽지 않지만 ‘성공 열쇠’

게임성 자체는 상당한 자유도를 부여했다.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는 어떤 무기와 방어구를 착용해도 상관없다. ‘프라이팬’도 배틀그라운드 내에서는 훌륭한 무기 겸 방어구(게임 상에서 프라이팬은 총알을 막는다)가 된다. 게임 속 ‘자기장’ 내부의 어떤 지역으로 이동해도 괜찮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높은 자유도의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분명 만족할 수 있는 흥미 요소다. 실제 배틀그라운드를 즐기는 게이머들이 꼽는 가장 큰 매력포인트도 이 자유도다.

또 하나의 흥미요소는 채팅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과거 PC온라인게임에서 채팅은 필수요소 였다. 플레이어 간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채팅은 모든 온라인게임에 도입됐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게임의 채팅은 계륵으로 변질됐다. 각종 욕설이 난무하다 못해 현실의 폭력으로 변질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배틀그라운드는 철저히 개인플레이로 이뤄져 온라인 채팅이 필요없다. 유일한 의사소통 기능인 음성채팅은 플레이어가 켜거나 끌 수 있다. 이 점은 배틀그라운드의 또 다른 플러스 요인이 됐다.

일명 ‘트레이서’ 현상이 나타난 배틀그라운드 게임 화면. 아이템이 집어지지 않는다. /사진=박흥순 기자
플레이타임 50여시간을 기록하며 확인한 배틀그라운드의 전체적인 콘텐츠는 훌륭한 수준이었다. 많은 이들이 제기한 불법프로그램(핵) 유저는 데스캠 도입과 아이디 영구차단 등 강도 높은 서버운영으로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높은 자유도와 낮은 진입장벽은 근래 즐겨본 게임 중 단연 으뜸이었다. 다만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배틀그라운드의 고질병, 최적화 문제는 롱런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김창한 펍지주식회사 대표도 이와 의견을 같이 했다. 김 대표는 “최적화는 현재도 계속 노력 중이다”며 “엑스박스 원 버전을 최소사양의 기준으로 삼을 것이며 점차 요구 사항을 낮춰가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