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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증권업계에서 유일하게 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이 ‘초대형 IB(투자은행)’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NH투자증권이 '초대형 IB 2호'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안팎으로 보폭 넓히는 한투증권
초대형 IB의 핵심 업무인 발행어음 사업은 증권사나 종합금융회사가 영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회사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일반투자자에게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을 말한다. 현재까지는 한국투자증권 한곳만 인가를 받았다.
올해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사업 목표는 4조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27일 5000억원가량의 발행어음을 판매한 데 이어 지난달 추가 판매에 돌입했다. 한투증권은 금융감독원의 ‘발행어음 판매 실태 점검’에 따른 영향으로 추가 발행어음 판매량은 공개하지 않지만, 전체 판매 실적은 지난해 목표치인 1조원에 가까운 것으로 관측된다.
한투증권은 이처럼 안으로는 실적을 올려 국내 증권업계뿐 아니라 은행권에서도 예의주시할 만큼 IB사업 선두를 다지면서 밖으로는 IB 영토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초에는 인도네시아 증권사를 인수했다. 단팍증권 지분 75%(약 400억원)를 인수하고 올 초 금융당국 승인 절차를 거쳐 해외 법인으로 전환해 상반기 중 직접 현지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말에는 중국 푸싱그룹의 푸싱CMF와 IB업무 협업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양사는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푸싱그룹 본사에서 금융, 유통, 헬스케어, AI 등 유망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인수금융 등 IB업무를 함께 추진한다. 아울러 미국, 캐나다, 중동의 유수 투자자가 참여한 중국 USD사모펀드 운용사인 푸싱CMF와 협력함으로써 글로벌 딜에 주관사나 자문사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조직 개편에서도 IB사업에 방점을 찍었다. IB사업본부를 2개에서 3개로 재편한 것. IB 3본부는 인수합병(M&A)과 사모펀드를 전담한다. IB 3본부는 기존 IB 1본부에 속해 있던 사업이 별도 부서로 독립한 형태다. 기존 IB 1본부는 기업공개(IPO)업무에 더욱 집중하고 IB 3본부는 프리 IPO와 같은 자기자본투자(PI) 및 기업여신을 확대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해 프리 IPO 등 자기자본투자(PI) 및 기업여신을 강화하는 등 발행어음 선두주자로 가장 빨리 안착하려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한투가 먼저 발행어음을 수천억원씩 팔며 자금몰이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래도 빨리 사업을 시작할수록 선점 효과가 생기는 만큼 다음 주자 역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NH투자, 발행어음 인가 2호 유력
한국투자증권에 이은 초대형 IB 2호 증권사는 어디가 될까. 업계에선 NH투자증권을 유력 후보로 점친다. 그동안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의 발목을 잡았던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무혐의’로 종결돼 대주주 불활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NH투자증권은 초대형IB 요건에 맞추기 위한 전략을 구체화했다. CFO 직속의 TF팀을 구축했고, 지난해 6월에는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 및 운용 담당 전담부서(전략투자운용부)를 당사 전략투자본부 아래 신설했다. 인가가 나는 즉시 관련 업무를 개시할 수 있도록 내부 시스템 및 조직의 정비를 갖춰놓은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초대형 IB 인가를 받는 대로 어음 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에 있어 RP 등 유사 상품의 금리, 타사의 동향, 당사의 CP 금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한 금리수준을 제시할 예정”이라며 “고객별(개인/법인), 기간별(수시물/기간물)로 나눠 비중을 관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금운용은 주어진 운용 규제 내에서 초기에는 거래규모가 크고 수익이 안정적인 기업대출, 회사채, CP 등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후 운용규모가 어느 정도 확보됐다고 판단되면 수익성 제고 및 기업금융 투자 확대를 위해 PEF, SPAC, 벤처캐피탈, 메자닌 등으로 운용영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다만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초대형IB 심사에 대주주 적격성 기준 외에 건전성 부분을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3조6000억원에 달하는 NH투자증권 채무보증 규모(2017년 6월 말 기준)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는 2조원대 중후반 수준인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보다도 훨씬 높은 규모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채무보증은 당장 빚은 아니지만 유사시 대규모 부채로 돌변할 위험을 안고 있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채무보증 부분은 만기가 돌아옴에 따라 자연히 해소된다”며 “(자기자본 대비) 채무 부담도 70%에 불과해 100%를 초과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부담이 100%를 넘지 않으므로 건전성 분류상 정상 등급에 해당돼 결격사유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변이 없는 한 NH투자증권이 무난하게 IB 발행어음 인가를 받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의 연임 여부도 이달 중 발행어음 인가 여부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1호(2018년 1월3~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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