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기업이자 국내 CMO(의약품위탁생산) 1위 기업인 한국콜마가 CJ그룹 계열 제약사인 CJ헬스케어를 인수한다. 인수가는 1조3100억원으로 국내 제약업계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지난 20일 발표된 이번 M&A는 윤상현 한국콜마 대표이사가 진두지휘하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로 한국콜마의 제약 생산·개발 역량과 CJ헬스케어의 신약개발 역량 및 영업 인프라가 융합돼 단숨에 국내 유력 제약사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제약업계 역대 최대 빅딜
한국콜마는 지난해 821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CJ헬스케어는 520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양사의 매출액을 단순 합산하면 1조3421억원에 달한다. 제약부분만 보면 한국콜마는 2000억원대, CJ헬스케어는 5000억원대여서 연매출 7000억원대 톱10 제약사로 도약하게 된다.
한국콜마는 그동안 창업주인 윤동한 회장의 경영 방침에 따라 제약·화장품·건강기능식품 부문의 ‘융합 기술’을 강조해왔다.
특히 고형제, 연고크림제, 내외용액제 등에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며 국내 최다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허가를 보유하고 있어 CJ헬스케어가 보유한 수액, 개량신약, H&B 분야의 강점이 결합되면 경쟁력 있는 라인업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화장품 글로벌 ODM기업으로서의 기술력을 더해 더마톨로지, 코슈메티컬 영역에서도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 인수를 통해 제약사업을 강화하고 2022년까지 신약개발 중심의 국내 톱5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앞으로 10년 이내에 신약개발을 통한 글로벌 브랜드 제약사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부문의 역량 확충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기존 CMO사업에 CJ헬스케어의 전문의약품과 H&B사업이 융합되면 종합제약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인수 성공으로 화장품·제약·건강식품 세 영역을 균형 있게 갖추게 됐으며 이런 플랫폼은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로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가용 현금 넘어선 막대한 인수자금 부담
이처럼 장밋빛 전망이 주류를 이루지만 일각에선 막대한 인수자금에 따른 재무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국콜마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59억원, 지주사 한국콜마홀딩스는 719억원, 계열사 콜마비앤에이치는 276억원으로 모두 1000억원대에 불과하다.
또한 한국콜마는 지난 21일 안정적인 자금운용을 위해 300억원 규모의 추가 단기 차입을 결정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국콜마는 인수자금 확보를 위해 사모펀드(PEF) H&Q코리아, 미래에셋자산운용PE,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구체적인 자금 분담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투자은행(IB)업계에선 재무적투자자(FI)인 3개 PEF가 절반 가량을 분담하고 한국콜마가 나머지를 금융권 인수자금 등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예상한다.
서영화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콜마의 현재 재무 상황을 감안할 때 PEF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재무적 부담 요인이 상당히 크다”며 “과거 휠라코리아가 아큐시네트를 인수했던 방식의 인수금융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럴 경우 한국콜마는 일정 기간 사모펀드에 높은 확정이자(휠라코리아의 경우 연8%)를 지급하고, 매년 PEF가 보유한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