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확행’이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소확행’이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비 형태를 뜻한다. 저렴한 비용으로 개인적인 만족을 극대화한다는 의미다.


소확행 소비 트렌드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퇴근길에 편의점에서 맥주를 마시는 ‘편맥족’이나 목공예·작곡·트레킹 등 취미활동을 키우는 ‘하비(Hobby)족’, 어렸을 적 갖고 싶던 장난감이나 조립식 완구를 모으는 ‘키덜트(Kid+Adult 합성어)족’ 등이 있다.

특히 키덜트 시장은 지난 2014년 5000억원대 규모에서 매년 20%씩 증가해 지난 2016년에는 1조원 규모로 커졌다.(한국콘텐츠진흥원)


이에 한동안 침체기였던 완구 업계에서 키덜트족은 구원자로 떠올랐다. 관련업체들은 발 빠르게 키덜트족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토이저러스’는 어른용 장난감 전문점으로 변모하고 있으며 이마트의 일렉트로마트도 전자제품과 함께 피규어 매장을 구비해놓고 있다.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현대 아이파크 백화점 6층 리빙파크 입구 모습. /사진=홍승우 기자

지난 25일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아이파크 백화점 리빙파크의 키덜트족을 위한 매장을 찾았다.

이곳 6층에는 키즈·토이앤하비·무인양품 등의 매장들이 들어서 있다. 절반 이상이 캐릭터 상품이나 조립식 장난감을 파는 완구 매장으로 꾸몄다. 이들 매장은 각각 분리하지 않고 유기적으로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매장에 따로 출입구가 정해져 있지 않고 구경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매장으로 이어지도록 개방해 놓았다.

이곳에는 레고, 건담베이스, 닌텐도, 타미야, 애니메이트, 레프리카 등 글로벌 완구 브랜드가 들어서 있다. 실사에 가까운 고급 피규어에서부터 귀여운 캐릭터 상품 등 여러 가지 종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곳곳에 실물 크기의 아이언맨이나 헐크 등의 캐릭터가 전시돼 있다. 판매 가격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매장 앞에 있던 한 실물크기의 아이언맨의 가격은 1000만원대였다.

매장 관계자에게 실제로 파는 것인지 물어보자 “실제로 판매하지만 구매하는 사례는 드물다”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이벤트만으로도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 앞에서 사진을 찍는 고객들이 모습이 자주 보였다.


한 여성 고객이 건담베이스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홍승우 기자

건담베이스 매장은 다른 매장에 비해 고객들이 많이 몰렸다. 20~40대 고객이 주를 이뤘으며 남녀가 같이 오거나 여성 혼자 온 고객들도 있었다.

한 30대 여성 고객은 “평소 스트레스가 쌓이면 건담 제품을 사서 조립한다”며 “난이도가 어렵지 않은 피규어도 조립하다보면 집중이 되면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하나씩 완성해나가다 보니 어느새 취미가 됐다”고 덧붙였다.

남성 고객은 “다음 주말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조카를 위한 선물로 줄 제품을 고르는 중”이라며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해 이번 기회에 제 것도 몇 개 살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리모델링을 통해 새롭게 꾸몄다는 건담베이스 아이파크점은 깔끔한 인테리어의 매장에 판매하는 상품의 완성품을 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 대부분 일본 애니메이션 건담 시리즈의 등장하는 로봇 조립 제품들이었고, 유명 애니메이션 ‘드래곤볼’과 ‘원피스’ 캐릭터 상품도 마련돼 있었다. 또한 어린이 만화로 유명한 개구리 중사 케로로의 조립식 완구도 구비됐다.

건담베이스 매장에 있는 제품 견본 완성품.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은 가격대가 1만원에서 5만원대로 비교적 합리적이다. /사진=홍승우 기자

특히 상품체험 코너를 마련해 흔히 볼 수 없는 제품을 손으로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했으며 구매 후 바로 조립할 수 있도록 테이블을 마련하는 등 고객의 편의성을 높였다. 건담베이스 아이파크점에 있는 제품들은 난이도와 희귀성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이 나지만 마니아층을 제외한 일반고객에 초점을 맞춘 제품은 보통 1만원에서 5만원 안팎이었다.

건담베이스 매장을 자주 이용한다는 한 고객은 “건담베이스 오프라인 매장을 자주 이용한다”며 “온라인에서 동일한 상품을 편하게 살 수 있긴 하지만 눈으로 직접 완성된 제품을 보고 관심있는 피규어를 손으로 만져볼 수 있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리모델링한 덕분에 다른 매장에 비해 깔끔하고 넓어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객이 상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코너와 제품을 구매 후 바로 조립해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홍승우 기자

한편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에도 소확행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소소한 것에서 행복과 즐거움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만큼 유통업체들은 개인적인 만족감에 초점을 맞춘 상품과 마케팅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소확행의 중심인 키덜트 시장 규모는 향후 점차 확대돼 업계의 한 축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