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특별사절단 수석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5일 북한 조선노동당 본관 진달래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오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끄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 5명과 4시간12분 동안 접견 및 만찬을 진행했다.

김 위원장이 중국, 러시아 인사들과 회담한 적은 있으나 특별한 외교적 의미를 갖는 회담은 제한적이었다. 이에 비춰볼 때 이번 특사 접견은 파격적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한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는 만나지 않았다. 몇달 만에 달라진 북한의 태도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태도를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6일 청와대에 따르면 전날 접견에서 북한 비핵화 방법론, 남북정상회담 등이 논의됐으며 양측 간 협의의 결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가 남측 특사로부터 수뇌 상봉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전해 듣고 의견을 교환했으며 만족한 합의를 봤다"고 보도했다.


남북 간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받은 김 위원장이 어떤 형식으로든 메시지를 보냈을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은 2013년 집권한 이후 지속적으로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했고 국제사회는 8건에 달하는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기간 북한은 우리뿐 아니라 미국과도 갈등이 심화됐고 '혈맹'으로 평가되던 중국과의 관계도 소원해졌다.


그러나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올 들어 북한은 신년사 발표를 기점으로 우리 측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발신했다. 대표적으로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것을 들 수 있다. 국제적인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밝히고 북미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같은 전향적인 태도의 배경에는 남북관계를 개선한 뒤 미국과 대화에 나서 경제 제재를 돌파하려는 포석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서 군축 협상을 하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중국 19차 공산당 당대회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방북한 쑹타오 부장을 만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대표적 우방국 중 하나인 중국을 '홀대'한 것은 중국 측에 요구한 경제 제재 완화가 거절당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중국이 국제사회의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최대한 압박해 북한을 비핵화 대화에 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미국의 기조에 따르는 모양새를 보이자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을 돌파구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