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각 은행
은행권의 '슈퍼주총 위크'가 다음주 시작된다. 오는 22일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3일 KB금융·하나금융지주가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이번 주총에는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과 근로자 추천 사외이사, 신규 사외이사 선임 등 지배구조와 관련된 민감한 사안들이 줄줄이 걸려있어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표 대결이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거세지면서 사측과 노조는 물론 연기금, 외국인 주주 등이 주주권을 행사하며 맞붙는다.


특히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지배구조 문제로 금융당국, 노조와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은 만큼 주총 결과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23일 KB금융은 주총을 열고 총 8개의 의안을 상정한다. 이중 2개는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됐다. KB국민은행 노조는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지난해 11월 노조는 임시주총에서 하승수 변호사의 사외이사 추천건이 부결된 바 있다. 이번 주총에서 권 교수의 선임 건이 가결될 경우 첫 근로자추천 사외이사가 등장해 다른 금융지주사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른바 '코드 사외이사'도 KB금융 주총의 화두다. KB금융이 새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선우석호 서울대 객원교수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같은 경기고 출신이며 정구환 변호사는 참여정부 때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장으로 일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현직회장이 사외이사 추천위원회(사추위)에 참여하지 못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미 KB금융은 윤종규 회장을 사추위에서 제외했으나 공시를 통해 “이사회의 신축적인 운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해당 안건에 반대를 표명했다. 반면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해당 안건에 '찬성' 투표를 권고해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같은날 하나금융는 주총을 열고 김정태 회장의 3연임과 1인 사내이사 체제 회귀를  결정한다. 현재 KEB하나은행과 하나카드, 하나금융투자 노조로 구성된 하나금융 공동투쟁본부는 김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도 김 회장이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 등 논란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한 것으로 판단해 '반대'를 권고했다.

반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는 김 회장의 3연임에 '찬성'의견을 내놨다. 하나금융은 국민연금이 9.61%로 최대주주지만 전체 지분의 73.51%는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어 ISS의 입장이 김 회장의 3연임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신한금융은 오는 22일 주총에서 사외이사 3명을 선임한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독립성 강화를 요구하는 만큼 신한금융은 복수의 외부자문기관에서 후보추천을 받았다. 신임 사외이사는 박병대 전 대법관과 김화남 제주여자학원 이사장, 최경록 CYS 대표이사가 후보로 올랐다. 

김화남 후보자는 김해상사 대표이사를 지낸 경력이 있어 경영전문가로 높은 점수를 받았고 최경록 전 게이오대학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센터 연구원은 정보기술에 오랜 경험을 인정받았다. 박병대 전 대법관은 문재인 대통령과 연수원 동기(12기)로 대한변협의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근 이사회를 개최했지만 지주사 전환 관련 내용을 다루지 않았다.

4월말 김용환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농협금융은 이달 말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주총을 열 전망이다. 김용환 회장은 지난해 채용비리 의혹을 받았지만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