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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연임에 성공했다. 국회가 이 총재의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면서다. 이 총재는 한은의 독립성을 지키겠다고 약속했지만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정부의 확대재정 기조에 독자적인 통화정책을 펴나갈지 미지수다. 11년만에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전망되는 등 유례없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게 이 총재에게 주어진 숙제다.
◆국회, 이주열 인사청문 보고서 ‘만장일치’ 가결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 총재에 대한 인사청문회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기재위는 이날 오후 이 총재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곧바로 여야 만장일치로 ‘적격’ 의견을 담은 청문보고서 채택 안건을 의결했다. 한은 총재가 연임된 것은 김성환 전 총재(1970년 5월2일~1978년 5월1일) 이후 44년 만이다.
이 총재는 이날 청문회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당분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금리를 계속 동결하겠다는 것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것이냐”라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앞으로 경기가 전망대로 성장하면 통화정책 방향은 금리 인상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금리도 실물 경제를 뒷받침할 만큼 완화적이라서 금리를 한두 번 올린다고 해서 통화정책이 긴축적이라고는 판단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올해 3~4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은도 1∼2회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편성을 결정한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이 총재는 “추경을 하게 되면 성장과 고용에는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며 “재정여력이 있는 만큼 재정이 역할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은 독립성 유지, 자율적 통화정책 운용 ‘숙제’
금융계에선 이 총재가 한은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자율적인 통화정책을 펴기 힘들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최근 청년 취업난 해소를 위해 4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면서 사실상 한은에 추가 금리 인상을 하지 말라는 시그널을 줬다고 보고 있다. 확대적 재정정책을 할때 한은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지원해야 효과가 커진다는 ‘재정·통화정책’ 조합론을 통해 정부가 한은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15년 정부가 11조6000억원의 추경을 편성했을때 한은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렸다. 2016년에도 정부의 11조원 추경과 함께 기준금리는 0.25%포인트 인하됐다. 이 총재는 44년만에 연임에 성공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지명하는 인사다. 임기 초 정부 정책을 신경 쓸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총재가 정부의 ‘말 잘 듣는 총재’가 돼선 안될 것”이라며 “정치논리나 재정정책에 무조건 보조를 맞추지 말고 소신껏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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