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은 젊음의 자유가 넘치고 무한한 맛과 향의 세계가 열리는 '미식 해방구'다. 해밀턴호텔 인근의 세계음식거리, 트렌드를 선도하는 경리단길, 이슬람 사원으로 이어지는 우사단길, 해방촌, 한남동 68그라운드 등 거리마다 개성 있는 이름도 붙었다. 이 가운데 해밀턴쇼핑센터 뒷골목의 이태원 세계음식거리는 중국·홍콩·이탈리아·러시아·불가리아·두바이 등 오대양육대주의 음식점이 즐비하다. 해외를 나가지 않아도 각국의 음식문화를 고스란히 즐길 수 있다. 레스토랑가이드 <다이어리알>과 함께 이태원 세계음식거리의 맛집을 찾아가보자.


◆알트스위스샬레


/사진=임한별 기자
이태원 해밀턴호텔 뒤편 오르막 골목길에는 알프스 산장을 연상시키는 ‘알트스위스샬레’가 있다. 1983년에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스위스 음식점으로 ‘퐁뒤’라는 요리를 국내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35년간 주인도 많이 바뀌었지만 스위스 본토 레시피는 변하지 않은 까닭에 단골 고객이 많다.

최근에는 17년째 이곳에서 근무해 온 안충훈 셰프가 가게를 인수해 새로운 변신을 꾀했다. 아늑한 분위기의 매장에 들어서면 수십년 동안 쌓아온 매장의 업력이 소품을 통해 고스란히 느껴진다. 오픈 초창기부터 하나하나 모아온 앤티크한 소품과 가구들이 어느새 매장을 꽉 채워 이곳의 시그니처가 되었다.

주력 메뉴는 퐁뒤다. 퐁뒤는 치즈를 녹여 굳은 빵 등을 찍어 먹는 음식. 겨우내 내린 눈으로 고립되기 일쑤였던 스위스 산악 지방의 주민들이 자주 먹던 것이다. 스위스에서 나오는 치즈로 만드는 퐁뒤는 짠맛과 구수한 맛이 녹아있다.


이곳의 퐁뒤는 들어가는 치즈에 따라 종류가 달라진다. 가장 기본은 그뤼에르와 에멘탈 치즈가 들어간 스위스 정통 퐁뒤로 치즈 비율을 수십년간 절대 바꾸지 않았다. 원한다면 아펜젤러, 고르곤졸라, 라끌렛 치즈 등을 추가해 즐길 수도 있다.

치즈마다 풍미와 특징이 천차만별. 아펜젤러는 스위스 북동부에 위치한 아펜젤 지방에서 소젖으로 만든 치즈로 맛이 꽤 강렬하다. 맛과 냄새가 강한 편으로 청국장의 향이 난다는 평을 얻기도 한다. 또 라끌렛 치즈는 먹을수록 진한 맛이 난다.


/사진=임한별 기자
퐁뒤는 함께 나오는 감자튀김과 빵을 긴 꼬챙이에 끼워서 찍어먹는다. 좀 더 배불리 먹고 싶다면 채끝등심, 전복찜과 로브스터, 소시지구이, 모둠 채소 구이를 주문할 수 있다. 


안주인이 바뀌면서 메뉴 몇가지도 새롭게 바뀌었다. ‘스모크 파프리카 향이 나는 문어 전채요리’는 입맛을 돋워준다. 경북 포항에서 올라온 문어를 사용하는데 40분 가량 야채 육수에 삶아 부드러운 식감이 그만이다.

스페인 방식으로 구운 파프리카 향을 문어에 입혀 입 안에 훈제 향이 가득 찬다. 여기에 대추발사믹 소스와 모스카토 와인으로 만든 화이트 소스가 올라가 새콤달콤하다. 디저트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알프스의 대표 봉우리 이름을 딴 디저트 ‘마터호른’은 살짝 얼린 초콜릿 크림 위에 바닐라아이스크림과 요거트&인절미 파우더를 올렸다. 안충훈 셰프의 시그니처 디저트인 ‘허니콤’은 토종 벌집꿀 한 조각과 아이스크림이 함께 나와 기분 좋게 입안을 정리해준다. 


메뉴 치즈 퐁뒤 (320g) 3만2000원, 스모크 파프리카향의 문어 2만2000원

영업시간 11:30-23:00

◆러스티스모크하우스


/사진=다이어리알
이태원의 미국식 바비큐 스모크 하우스. 오픈키친에 위치한 바비큐 스모커를 통해 고기를 훈연하기 때문에 육질에 향이 은은히 배고 육즙도 촉촉하게 머금어 부드러운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대표메뉴인 ‘러스티샘플러’는 립, 브리스켓(소 앞 가슴살), 풀드포크(돼지 어깨살) 등 세가지 고기와 코우슬로, 빵, 감자칩, 으깬 고구마, 수제피클로 구성됐다. 빵 사이에 고기와 사이드 메뉴들을 넣어서 먹으면 된다.

메뉴 러스티샘플러 3만5000원, 코젤생맥주(420ml) 6500원 / 영업시간 11:30-23:00

◆바토스

/사진=다이어리알
한국식 퓨전 멕시칸 레스토랑으로 김치나 갈비 등 친숙한 재료로 멕시칸 요리를 만든다. 양념한 감자튀김 위에 볶은 김치와 돼지고기를 올린 ‘김치 카르니타스 프라이즈’가 별미다. 쇠고기, 감자, 김치를 넣은 한국식 스튜에 치즈와 사워크림, 베이컨, 고수, 양파를 곁들인 ‘바토스 칠리콘카르네’도 추천할 만하다. 오리지널 타코의 맛도 잘 살려 외국인은 물론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메뉴 바토스 칠리콘카르네 6900원, 김치 카르니타스 프라이즈 1만3000원 / 영업시간 11:30-23:00


◆오레노

/사진=다이어리알
일본에서 건너온 스테이크&랍스터 전문점으로 프렌치와 이탈리안을 적절히 곁들인 요리들을 함께 선보인다. 저렴한 가격에 랍스터와 미슐랭 레스토랑 출신 셰프들이 요리한 수준급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소문에 인기를 끌었다. 랍스터로스트는 당일 직송한 활 랍스터를 고소한 버터를 발라 구운 뒤 소스를 뿌려 나온다. 한정적으로 재료를 준비하기 때문에 늦게 가면 다 팔려 먹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메뉴 랍스터로스트 2만9900원 오레노치킨스테이크 9900원 / 영업시간 (월-금) 17:00-23:00 (토·일요일)12:00-23:00

☞본 기사는 <머니S> 제534호(2018년 4월4~1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