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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을’의 위치였던 한진그룹 임직원들이 연일 오너일가의 갑질을 폭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면서 다른 기업으로도 ‘갑질 폭로’가 확대될지 주목된다.
재벌 오너일가의 갑질은 과거부터 꾸준히 논란의 대상이었다. 수행기사 등을 상대로 폭언, 폭력 등을 휘두르다 이 같은 사실이 공개돼 대국민 사과를 하거나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일이 반복돼왔다.
다만 기존 사건들은 소수 제보자의 폭로에 그친 반면 최근 불거진 한진 오너일가 사태는 임직원들의 전방위적인 폭로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지난 18일 현직 대한항공 한 직원이 개설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에는 1600명이 넘는 대한항공 임직원이 참여해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한진 오너일가가 해외에서 각종 물품을 사오면서 관세를 내지 않았다는 구체적인 제보와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공사장에서 작업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영상도 이 채팅방에서 나왔다.
‘익명’을 담보로 하는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도 각종 폭로가 이어진다. 한진 오너일가 논란의 시발점이 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도 이 앱을 통해 최초로 폭로됐다.
비단 한진 뿐만 아니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여성 승무원들을 상대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논란도 ‘블라인드’에서 시작됐다.
익명이 보장되는 공간인만큼 다양한 기업에 대한 제보와 폭로가 줄을 잇는다. 오너일가의 잘못된 언행을 개인이 감내하고 쉬쉬했던 과거와는 달리 익명 앱을 통해서 거리낌 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기성세대들은 경제부흥이라는 목표 아래 상명하복식 서열구조를 유지하며 ‘갑질’을 수용했지만 이제는 세대가 바뀌고 사회가 변했다”며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사회가 바뀌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과거의 행동을 그대로 답습하려다보니 을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갑의 잘못된 언행을 처음부터 제지하지 않고 방조하면 그 상태로 행동패턴이 굳어지게 된다”며 “을도 갑에게 문제점을 지적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는 조정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복되는 오너일가의 갑질을 막기 위해서는 경영참여를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련의 재벌 오너일가 갑질은 1세대가 아닌 2~3세대에서 나온 것으로, 성장과정에서 사회적·도적적 훈련이 거의 없었던 상태로 보인다”며 “직장내에서도 고속승진을 거치면서 제왕적인 대접을 누리다보니 자신들의 행동이 ‘갑질’이라는 인식 자체가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사회체제가 재벌일가의 특권을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며 “기업경영 참여에 제한을 둬야 재벌일가 안에서도 사회적·도덕적 기준에 맞는 선별이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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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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