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중국 출장 중 현지 샤오미 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살폈다. / 사진=웨이보
유럽 이어 중국 등 잇따라 출장… 미래 성장 동력 발굴·해외시장 점검 차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해외 현장경영을 확대하고 나섰다.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의 경영환경을 직접 눈으로 살피면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한편 답보상태에 놓인 주요 해외 거점의 사업 전략을 재정비하기 위함이다.

이 부회장은 최근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에서 왕추안푸 BYD 회장을 만났다. BYD는 세계 1위 전기자동차 업체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 회사에 5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한 바 있다. 이번 회동을 통해 전기차 등 양사가 주력하는 차세대 자동차 사업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또한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레이쥔 샤오미 회장, 션웨이 BBK(비보의 모기업) CEO 등 중국 전자 업계 리더들을 만나 신성장 산업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중국에서 스마트폰 점유율 상위에 있는 업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순위는 화웨이가 21.2%로 1위를 차지했고 오포(17.4%), 비보(15.1%), 샤오미(13.0%)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3%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 0.8%에 비해서는 소폭 상승한 것이지만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당초 0%대 점유율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갤럭시S9’의 조기 출시 효과가 미약하게나마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2014년 1분기만해도 중국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던 삼성전자가 불과 4년만에 벼랑 끝으로 내몰린 셈이다.


이 부회장은 출장 기간 중 현지 샤오미 매장을 방문해 ‘미 믹스 2S’ 화이트 제품의 기능 등을 직접 살피기도 했다. 이 제품은 샤오미의 플래그십 모델이지만 가격은 50~60만원로 삼성전자의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 면에서 앞선다.

이 부회장이 샤오미 매장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중국 시장에서 위기감을 반영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플래그십 모델과 함께 중국 제품과의 가격 경쟁력을 고려한 제품 라인업 보강 등 삼성전자의 대중(對中) 스마트폰 전략이 수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직후 해외 출장은 떠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이 부회장은 3월말부터 지난달 초까지 유렵과 북미, 일본 등으로 16일간의 출장을 다녀온 바 있다.

이 기간 동안 삼성전자는 파리에 인공지능(AI) 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 AI랩, 국내 삼성 리서치 산하 AI센터 설립에 이은 삼성전자의 세번째 글로벌 AI R&D 센터다.

AI는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커넥티드 라이프의 허브인 만큼 이 부회장의 행보는 미래 먹거리인 AI 사업 확대를 직접 챙기기 위한 것이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 시점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번 중국 출장에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과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등 반도체 부문 주요 경영진과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을 대동한 것은 사실상 경영일선 복귀를 위한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당장의 경영복귀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상고심이 진행 중이고 다스 소송비 대납 의혹, 노조와해 의혹,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으로 삼성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조속한 복귀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처럼 해외 출장 등을 통해 글로벌 경영환경을 점검하면서 성장을 위한 M&A와 사업재편 등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