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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2012년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이 최재경 당시 대검 중수부장 등으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았던 '검난'(檢亂)을 떠올리게 한다는 말도 나온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했던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 총장이 지난해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소환조사 계획을 보고한 이영주 춘천지검장을 질책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문 총장이 "국회의원의 경우엔 일반 다른 사건과는 달리 조사가 없이도 충분히 기소될 수 있을 정도가 아니면 소환조사를 못한다"고 말했다는 게 안 검사의 주장이다.
안 검사는 지난해 12월14일 권 의원 보좌관에게 소환 통보를 하자 몇시간 안 돼서 대검 반부패부 연구관이 전화해 대검에 보고하지 않고 소환조사를 하려 한 이유를 추궁했다고도 밝혔다. 이어 3월15일 진행된 강원랜드 수사단의 대검 반부패부 압수수색이 검찰 고위간부의 반대로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도 주장했다.
안 검사는 검찰 수뇌부가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강요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검토해볼 수 있고, 내부적 문제라면 징계절차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안 검사의 기자회견이 있고 불과 몇시간이 지난 상태에서 검찰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도 입장문을 통해 문 총장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해 파문이 커졌다. 수사단의 입장문은 대검 측과 의견조율도 안된 상태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 총장은 강원랜드 수사단을 꾸리면서 독립적인 수사를 위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따라서 수사단의 입장 발표는 이를 겨냥한 것이다.
이날 안 검사와 강원랜드 수사단의 연쇄 폭로로 문 총장이 검찰 선배이자 이명박정부 실세였던 권성동 의원을 비호하거나, 검찰 내 적폐청산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기류에 동조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문 총장이 위기에 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문 총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검찰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취지의 말로 '검찰 패싱'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는 문 총장의 발언을 반박하면서 검찰과 청와대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상황은 예전과 비교하기 어렵다. 검찰 조직 내부에서부터 제기된 문제이기에 심각성이 다르다. 상하관계가 뚜렷한 검찰에서 문제가 터져 나온 만큼 앞으로 문 총장이 리더십을 유지하는 데 타격이 될 수 있다.
취임 후 검찰 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여온 문 총장이기에 이번 논란은 더 치명적이다. 개혁을 외쳐온 문 총장이 거물 정치인의 수사에 부적절하게 개입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퇴진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 개혁을 둘러싼 조직 내 온도차와 그로 인한 어려움은 앞서 문 총장도 직접 언급했던 문제다. 문 총장은 지난달 25일 "검찰 내부 제도개혁의 나머지 반을 하고 싶은데, 검찰 구성원들이 힘들어하는 상황"이라며 "나머지 검찰개혁은 '뒷분'에게 넘겨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검찰 개혁이라는 중책을 짊어지고 출발했지만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으로 비치기도 한다.
이날 안 검사의 폭로 후 문 총장은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문 총장은 이날 오전 대검찰청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수사팀을 질책한 적 있냐'는 질문에 "질책한 적 있습니다"고 했다.
'어떤 취지의 질책이었느냐'는 질문에 문 총장은 다소 격한 어조로 "이견이 발생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한 과정이고, 이견을 조화롭게 해결해 나가는 과정도 민주주의의 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대검은 안 검사가 주장한 문 총장 등의 수사 외압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대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문 총장은 보강수사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혐의 없는 면피성 조사는 검찰권 남용이라 안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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