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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선 압박수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10대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난 자리에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문제를 거론했다.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의 출자 구조를 풀기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삼성을 예로 들었지만 사실상 재계 전반에 대한 압박으로 볼 수도 있다. 10대그룹 경영진이 집결한 자리에서 경제 검찰의 칼날을 쥔 공정위 수장의 발언이 개별 기업만을 겨냥한 것으로 보긴 어렵기 때문.
특히 기업 지배구조와 연관된 규제 입법도 현정부에서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대 국회 개원 후 지난 3월말까지 기업 지배구조 관련 상법 개정안이 총 20건 발의됐으며 이 중 경영권 제한조치를 담은 발의안은 18건이다. 반면 경영권을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은 2건에 그쳤다.
문제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투기자본을 비롯한 일부 행동주의 펀드가 개입해 경영권을 위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최근 현대차그룹과 지배구조 개선을 둘러싼 갈등을 빚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를 분할·합병해 현대모비스를 지배회사로 두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하자 엘리엇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합병해 지주사로 만드는 방안을 제안한 것.
엘리엇의 제안을 따를 경우 현대모비스 아래 현대카드 등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두게 돼 금산분리의 원칙에 어긋난다. 김상조 공정위원장도 엘리엇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엘리엇은 우리 정부를 상대로 과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박근혜정부가 부당 개입해 7100억원의 피해를 봤다며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절차에 돌입했다.
◆포이즌필 등 경영권 방어수단 필요
기업들은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의회는 공동으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경영권 방어제도 도입을 촉구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국내기업에 대한 과도한 경영간섭과 그 부작용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며 “‘차등의결권 주식’과 ‘포이즌 필’ 제도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등의결권 주식은 일부 주식에 특별히 많은 수의 의결권 부여해 지배권을 보장하는 주식을 말하며 포이즌 필은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도록 미리 권리를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 정부는 2011년 상법개정 당시 포이즌 필 도입 등을 추진했으나 기업에 대한 특혜라는 반대여론에 부딪혀서 무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혁신팀 팀장은 “우리나라에는 공식적으로 경영권 방어제도라는 것 자체가 없어 기업의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미국이나 유럽처럼 차등의결권이나 포이즌 필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기업의 지배구조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은 많은데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도 같이 논의돼야 한다”며 “그런 균형 없이 한쪽으로 치우친 정책 추진은 엘리엇 같은 투기자본이 설칠 수 있는 여건을 방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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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동행미디어 시대 산업1부 재계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