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의 성장세가 무섭다.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이스타항공과 함께 ‘자본잠식 위기’에 따른 항공면허 취소 가능성이 언급됐지만 불과 1년여 만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꾸준한 인력 확보를 통해 기재(항공기) 가동률 증대와 남들이 도전하지 않던 지방 거점(대구공항)을 중심으로 한 노선 다변화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간 차곡차곡 쌓아온 노하우가 발판이 됐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2004년 대한항공 국내선영업팀장, 2009년 진에어 경영지원부서장 등을 거치면서 국내 주요 항공사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습득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 12월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티웨이항공 최근 실적 현황 /사진=김영찬 기자

◆자본잠식 위기 넘고 최대 실적

2016년 10월 ‘자본잠식 항공사’ 퇴출에 관한 항공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자본잠식률 50%가 넘는 항공사는 ‘부실업체’로 지정하고 솎아내겠다는 것이다. 자본잠식은 기업의 보유 자금보다 앞으로 갚아야 할 부채가 더 많은 ‘마이너스’ 상태를 의미한다. 업계는 국토부가 새롭게 바뀐 개정안을 즉각적으로 적용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항공 면허 취소는 사실상 항공사의 폐업을 의미한다.


항공 면허를 상실하면 업체에 딸린 직원들이 일순간 길거리로 나앉게 된다. 설상가상 항공업계의 수익을 담보하는 중국 단체관광객이 한·중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발길을 끊으면서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정 사장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엿봤다. 일본, 동남아 등 성장가능성이 높은 노선으로 발길을 돌렸고 대구 거점을 활용한 지방 노선 활성화에 적극 나섰다.

지난해 상반기 신규 취항한 노선은 대구-오키나와(일본)와 대구-다낭(베트남), 인천-구마모토(일본), 제주-오사카(일본) 등이다. 이 전략은 티웨이항공이 업계 상위 항공사로 탈바꿈하는 시발점이 됐다. 자본잠식 위기에 놓였던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50억원(전년 대비 198% 증가), 매출액 2615억원(52% 증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정 사장의 위기대응 능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일본, 동남아 노선을 확대하는 등 발빠른 대처가 실적 증가로 이어졌다”며 “상반기 기준으로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

티웨이항공은 자본잠식 위기에서 탈출한 후에도 앞을 내다보고 달렸다. 지난해 대구-방콕(태국), 부산-오사카(일본), 다낭(베트남)과 제주-도쿄(일본) 등 지방공항 노선 개척을 지속했다. 명확한 하나의 핵심 전략을 갖고 뚝심 있게 전진한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총 327만8000여명(전년 대비 62% 증가)의 국제선 승객을 수송했고 영업이익 471억원(전년 대비 273% 증가), 매출액 5840억원(52.5% 증가)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의 고공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올 1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티웨이항공은 영업이익 461억원(전년 대비 194% 증가), 매출액 2038억원(50% 증가)으로 1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정 사장은 최근 실적 성장세에 대해 “일단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비용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의 기재 가동률은 53~54%에서 57~58%로 약 3% 포인트 상승했다.

이어 “번들 서비스를 통해 LCC다운 서비스를 선보여 수익을 늘렸다. 또 지방 거점인 대구공항을 중심으로 노선 다양화에 성공했는데 이 역시 수익 증대의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번들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를 패키지 형태로 판매하는 상품으로 추가 위탁 수하물, 사전 좌석지정, 기내식 등이 있다.

/사진제공= 티웨이항공

◆기업공개 등 또 한번의 ‘도약’

정 사장은 “이 같은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일단 오는 7월 목표로 한 기업공개(IPO)가 앞으로 티웨이항공의 성장에 발판이 될 전망이다.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자사의 시장가치를 최대 8000억원 수준으로 기대한다. 상장으로 확보한 공모자금은 기재 구매, 부채 감소 등 성장동력 확보 및 내실 다지기 등에 활용된다.

특히 내년부터 적용되는 항공 리스 부채 기준 개정안에 대한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안에는 기존에 부채로 잡히지 않았던 항공기 리스 비용이 부채로 편입되는 내용이 담겼다. 국내 항공사들은 단순 구매가 아닌 리스 형태로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어 부채비율이 증가될 수 있다.

이렇다보니 최근 국내 LCC들은 앞다퉈 IPO를 추진 중이다. 국내 LCC 가운데는 제주항공이 가장 먼저 상장에 성공했고 뒤이어 진에어가 코스피시장에 입성했다. 이밖에 에어부산과 이스타항공 등이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까지 IPO를 완료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올 하반기 IPO 외에도 해외 지역 판매 확대, 신규 노선 증설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기재 가동률도 성수기에는 더 올릴 계획”이라며 “또 일본과 베트남 같은 현지 해외판매를 늘리는 데 치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 3~4대의 기재가 더 들어오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신규 노선을 확보하겠다”며 “내년에는 인천 출발 러시아 노선 취항도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2호(2018년 5월30일~6월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