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후 대화하고 있다./사진=뉴스1(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국장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요구 수용을 시사하면서 북미 간 비핵화 관련 합의 내용이 기대보다 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3일(현지시간) 미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핵 버튼이 더 크다고 자랑하거나 제재를 가하는 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혀 먹히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은 이란보다 더 쉬운 핵협정을 김 위원장에게 용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CNN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도 이란에 대해 수년간 비슷한 제안을 했고 결국 책임 있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 약속을 이뤄냈는데 당시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상태였다"며 "북한은 핵무기를 이미 갖고 있음에도 (이란과) 같은 과정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지난 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난 후 대북 제재에 대한 수사(레토릭)를 완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나는 '최대 압박'이란 용어를 더는 사용하지 않길 원한다"며 "왜냐하면 우리가 (협상에) 진척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송영무 국방장관도 지난 2일 북한의 단거리미사일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기자들에게 "북한이 국제사회 공동체가 되면 그들이 사용할 필요가 없는 무기를 계속 발전시키거나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NN은 "북한의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국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건 가장 많은 걸 잃는 것"이라며 이런 태도는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거나 북한에 대한 그의 대응을 약화하는 측면이 있다고 역설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지난 2일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토록 비판한 오바마 행정부 때의 이란 핵협정보다 북한에 더 양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NYT는 또 '이전 정권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협상을 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트럼프가 북한의 기존 핵 능력에 대한 '장기적 동결'의 문을 열어놨다며 이는 빌 클린턴 행정부가 1994년 김일성과 했던 협상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예상됐던 방식"이라며 "문제는 트럼프가 (단계적 비핵화가) 과거에도 했던 것이란 점을 이해하고 있는지, 그가 하는 게 완전히 새로운 역사적인 일이 아니란 걸 이해하고 있는지 여부"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것(협상)이 잘 안 되면 다시 (대북) 제재로 돌아가려 할 텐데 한국과 중국이 따르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가 난처하게 됐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