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북방지역과의 교류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는 지난 3일 그룹 내에 ‘북방TF’를 구성하고 북한,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3성을 아우르는 북방지역에 대한 연구와 협력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남북관계가 해빙무드로 접어들자 그간 축적해온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관련 특수를 선점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북방TF로 ‘남북 경협시대’ 대비
롯데 북방TF는 오성엽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부사장)을 수장으로 롯데지주 CSV팀·전략기획팀 임원, 식품·호텔·유통·화학 BU 임원 및 롯데 미래전략연구소장이 참여하는 총 8명이다.
롯데는 오래 전부터 북한에 관심을 보여왔다. 1995년 그룹 내에 북방사업추진본부를 설립하고 북한과의 경제협력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 우선적으로 검토된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행복한 맛을 전달할 수 있는 제과공장 설립이다.
이어 1997년에는 북한의 ‘조선봉화사’(민경련 산하 무역회사)와 함께 이른바 초코파이투자를 추진했다. 롯데는 1998년 정부로부터 남북협력사업자로 승인을 받고 평양 인근에 초코파이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시 정치·경제적 여건이 성숙되지 않아 해당 사업은 실행되지 못했다.
이후 2002년부터 2014년까지 개성공단에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칠성사이다 등을 공급하기도 했다.
롯데는 북한에 대한 연구와 조사활동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2015년 16개 계열사의 신사업 전문가 20여명이 모여 6개월간 북한연구회를 운영하며 북한의 정치·경제·문화 현황과 경제협력 방안을 연구했으며 단동지역을 방문해 현지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롯데 북한연구회는 이달 중으로 2기가 가동될 예정이다.
최근에도 롯데는 러시아 극동지역과 중국 동북부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북방지역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지난해 12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호텔과 연해주 지역의 영농법인 및 토지경작권을 인수해 국경 근접지역인 연해주까지 영역을 넓힌 것.
또한 중국 동북 3성 지역에 위치한 선양에서는 테마파크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주거·쇼핑·관광단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인 ‘선양 롯데월드’ 건설이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남북간 철도가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되면 러시아 극동지역의 호텔과 농장 그리고 중국의 선양 롯데월드를 통해 북한 관광사업을 활성화하고 영농사업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경제협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양 롯데월드 조감도. /사진=롯데 ◆식품·관광계열사 첨병… 문화·경제적 지원도 검토
이처럼 롯데는 오랜 기간 축적한 지식, 경험, 인프라 등을 바탕으로 북방TF를 통해 북방지역과의 협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북방지역에 진출한 식품·관광 계열사를 활용해 해당 지역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교류를 활성화하는 한편 국제기구 등과 협력해 인도적 차원에서 문화·경제적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롯데는 롯데글로벌로지스(옛 현대로지스틱스)가 금강산 특구, 개성공단 자재 운송 경험이 있는 만큼 앞으로 물류분야에서도 경제협력에 기여할 수 있는 바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오성엽 롯데지주 부사장은 “우선 인도적 차원의 지원과 사회·문화적 교류활동을 확대해 북방 지역과의 관계 강화에 힘써 나갈 방침”이라며 “정부가 남북 경제협력을 빠르게 추진하는 만큼 그룹의 역량을 모아 정부의 북방정책에 적극 협조하며 발전적인 방향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