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전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기념 촬영.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오늘(12일) 밤 러시아 내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스부르크에 입성한다. 한국과 F조에 포함된 스웨덴, 멕시코, 독일의 분위기는 어떨까.

① 대한민국 
대표팀은 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표 후 4차례 평가전을 1승1무2패로 마쳤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돌아보니 일들도 많았고 말들도 무성했으며 곱지 않은 시선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시작은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진행한 훈련들에 대한 왈가왈부였다. 선수들 컨디션 회복을 위해 첫날 훈련을 가볍게 실시하자 일부 팬들은 그렇게 멀리까지 이동해서 장난만 치는 것이냐 비꼬았다. 몸 근육을 강하게 짜내는 '컨디셔닝 프로그램'이 진행되자 이번에는 뒤늦게 왜 체력훈련이냐며 여기저기서 비난이 쏟아졌다. 

2018 러시아월드컵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7일 오후(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볼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득점 찬스가 무산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신태용 감독의 '트릭' 발언과 손흥민-정우영의 불화설 등 예상치 못한 해프닝과 함께 크고 작은 잡음이 발생했다. 나아가 그것에 대한 해명 아닌 해명 등 소모적인 일들이 귀한 시간을 뺐었다.

결국 축구대표팀을 바라보는 시선이 못미덥다는 것에서 출발한 소소한 사건들이었다. 그래도 고무적인 것은, 그런 악재들이 선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하나로 응집시키는 매개가 됐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스웨덴, 멕시코, 독일과 한 조에 속해있다. F조 최약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독일은 FIFA 랭킹이 1위이며, 멕시코는 15위, 스웨덴은 24위다. 반면 한국은 57위다. 상대적으로 차이가 많이 난다. 그러나 길고 짧은 것도 대봐야 아는 법. 또 축구에서는 얼마든지 약팀이 강팀을 잡는 이변이 일어난다. 

한국이 현실적으로 노리는 순위는 조 2위다. 강력한 우승 후보인 독일과 경기는 일단 제쳐놓고 보면, 스웨덴과 멕시코 둘 중 한 팀은 분명히 잡고 나머지 한 팀과는 비겨야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처

② 스웨덴
스웨덴은 최근 3차례 친선경기서 1무 2패로 좋지 못했다. 지난 3월25일에는 칠레에 1-2로 패했으며, 3월28일에는 루마니아에 0-1로 졌다. 지난 3일에는 덴마크와 0-0으로 득점 없이 비겼다. 경계대상 1호는 왼쪽 날개 에밀 포르스베리(27·라이프치히).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등번호10번을 물려받았을 정도로 팀 내 비중이 높다. A매치서 35경기에 출전해 6골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스웨덴은 월드컵 예선에서도 프랑스, 네덜란드 등과 한 조에 묶였음에도 10경기에서 9골만을 허용할 정도로 단단한 수비를 보여줬다. 이탈리아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2경기 동안 무실점을 기록했다. 스웨덴의 장점인 수비력은 덴마크, 페루전에서도 잘 드러나면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문제는 공격력이었다. 월드컵 예선 10경기 동안 26골을 넣었던 스웨덴은 지난 3월부터 치른 4경기에서 단 1득점에 그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꼽히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LA갤럭시)의 복귀를 만류하면서 현재 공격진에 신뢰를 보냈지만 아직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③ 멕시코
북중미 축구의 절대 강자 멕시코는 최근 치른 3경기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3경기에서 1골을 넣었고 2골을 허용했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부족함을 볼 수 있었다. 

멕시코의 문제는 주전과 백업 멤버들의 격차가 크게 난다는 점이다. 멕시코는 주전들을 출전시킨 스코틀랜드전에서는 1-0으로 이겼지만 대체 멤버들이 대거 투입된 웨일스, 덴마크전에서는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부상에서 갓 복귀한 안드레스 과르다도(베티스), 수비수 엑토르 모레노(레알 소시에다드)의 경기력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둘은 지난 10일 덴마크와의 경기에 출전했지만 전반전만 뛰고 후반에 교체됐다. 

5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베테랑 라파엘 마르케스(39·아틀라스)를 비롯해 치차리토(30·웨스트햄), 카를로스 벨라(29·로스앤젤레스 FC),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29·LA갤럭시) 등이 핵심 멤버다. 한국으로서는 신장 183cm 센터백 듀오 우고 아얄라(31·티그레스 UANL)와 엑토르 모레노(30·레알소시에다드) 라인을 깨트려야 한다.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 /사진=토니 크로스 SNS

④ 독일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랭킹 1위인 독일은 여전히 가장 경계해야 할 상대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치른 월드컵에서 단 한 번도 8강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다. 

세계 최강의 독일이지만 최근 분위기는 그리 밝다고만 할 수 없어 보인다. 월드컵 예선 후 5경기 무패(3무 2패)에 그치다가 지난 9일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2-1로 승리, 모처럼 웃었다. 하지만 이날 독일은 경기 막판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세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마터면 무승부로 경기를 마칠 뻔했다. 

비록 독일이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을 넘어 16강 이후에 초점을 맞췄다고 해도 4년 전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처져 보인다. 4년 전 독일은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아르메니아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6-1 대승을 거둔 바 있다. 또한 독일과 우승을 다툴 브라질, 프랑스, 스페인 등이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모습과도 비교되는 행보다.

월드컵 전 성적이 본선으로 무조건 연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팀의 분위기와 사기는 본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한국이 16강에 오르려면 1승을 확보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소소한 사건들을 모두 잊고 대표팀이 더욱 끈끈해져야 이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