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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에 가장 근사한 여행지라면 ‘호수’를 꼽을 수 있다. 비에 젖은 활엽수들이 내뿜은 초록물결을 느끼며 호숫가 주위를 거닐어보자. 호숫가 숲속에 들어가 귀를 두드리는 빗소리를 감상해도 좋고, 호수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그리는 물의 파동을 지켜보는 것도 좋다.
비와 호수가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 강원 화천이다. 한때 화천에서 가장 넓은 들이 있었다는 마을 화천군 하남면 서오리지 수변의 ‘건넌들 연꽃마을’에 다다르면 습지 5만여평을 뒤덮은 수련을 볼 수 있다.
건널들 습지는 6월에 접어들면 선홍색 수련꽃과 크림색의 수련꽃, 손가락만한 노랑어리연이 모습을 드러낸다. 백련의 커다란 이파리 위에는 빗방울이 굴러다니고 빗줄기가 연잎에 떨어지는 소리는 비오는 날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것들이다. 여기에 숲속에 빗줄기가 쏟아지면서 풍기는 냄새는 코를 촉촉하게 적신다.
빗줄기를 맞으며 연꽃마을에서 호수 쪽으로 깊이 들어가면 은밀한 호반 숲길을 만나게 된다. '신선이 다니는 길'이라 해서 '선로(仙路)'란 이름이 붙은 길. 화천군은 관내에서 빼어난 생태길 23코스를 정해 '동려이십삼선로(同侶二十三仙路)'란 길을 만들었다. 이름을 풀어보자면 '함께 걷는 스물세개의 신선의 길'쯤 되겠다.
이 중 세번째 길이 연꽃마을을 지난다. 호반에 딱 붙어 지나는 길은 가벼운 언덕을 넘어 네번째 길 '물 위 야생화길'로 이어진다. 우산 하나에 의지한 채 빗물이 호수로 떨어지며 그림을 그리는 모습과 이파리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감상하며 걷기에 알맞은 길이다.
흙길과 장맛비에 대비해 여름용 샌들과 우비를 준비하는 것도 좋겠다. 끊임없이 떨어지는 비와 함께 잡념을 씻어내고 아무 생각 없이 비가 만들어내는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 어떨까.
위치: 강원도 화천군 하남면 서오지리 114
<자료 및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화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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