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모씨가 조사를 받기 위해 3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특검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사진=뉴시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김모씨에게 정책자문을 받은 정황을 조사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박상융 특검보는 이날 오후 서초구 특검사무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수사팀에 전달했고 수사팀에서 확인하는 중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 언론은 드루킹이 USB에 보관하고 있던 김 지사와의 비밀메시지 내용을 입수해 공개했다. 지난해 1월5일 작성된 메시지에서 김 지사는 '재벌개혁 방안에 대한 자료를 러프하게라도 받아볼 수 있을까요? 다음주 10일에 (대선공약) 발표 예정이신데 가능하면 그 전에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은 포함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목차라도 무방합니다'라고 드루킹에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루킹은 이에 대해 '논의과정이 필요한 보고서라서 20일께 완성할 생각으로 미뤄두고 있어서 준비된 게 없습니다만 목차만이라도 지금 작성해서 내일 들고 가겠습니다. 미흡하면 주말에라도 작업해서 추가로 보내드리겠습니다'라고 답신했다. 김 지사는 당시 국회의원 신분이었다.


다음날 주고받은 메시지에는 김 지사와 드루킹이 여의도 국회 앞 한 식당에서 약속을 잡고 만나는 내용도 담겨 있다. 특검은 이 만남의 구체적 경위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가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의 재벌개혁 관련 공약발표에 담길 메시지를 드루킹에 자문한 정황으로 의심된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닷새 뒤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포럼에서 재벌개혁 정책공약을 담은 메시지를 내놨다.


김 지사는 같은해 1월7일 메시지에서 10일 예정된 김씨 측과의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시간을 조율하기도 했다. 1월8일 메시지에서는 김씨가 김 지사에게 문 후보의 김영란법 관련 발언에 조언하는 내용도 담겼다.

1월10일 메시지에서 김 지사는 문 후보가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정책공간 국민성장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3차 포럼'에서 발표한 기조연설문을 김씨에 전달하고 이에 대한 반응을 구하기도 했다.


다만 김 지사와 드루킹 간 대화내용 자체만으로는 범죄혐의 의율이 쉽지 않아 보인다. 오사카 총영사, 청와대 행정관 등 인사청탁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김 지사 등은 대선 과정에서 접한 수많은 지지단체의 하나라는 취지로 반박하고 있다.

이에 특검팀은 드러난 청탁 외에 김 지사가 다른 편의를 봐주거나 금전이 오고갔는지 여부 등을 중점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한 불법 댓글작업의 인지 여부도 드루킹과 김 지사의 말이 엇갈려 보강 조사 중이다.

김 지사 소환조사를 준비 중인 특검팀은 이날 드루킹을 불러 마지막 퍼즐 맞추기에 한창이다. 드루킹은 이날 오후 1시38분쯤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특검팀의 7번째 소환이다.

지난 28일 변호인 사임을 이유로 진술을 거부한 드루킹은 마준 변호사를 재선임, 변호인 입회 하에 특검 조사에 임한다.

드루킹을 비롯한 관련자 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최종적으로 김 지사와 송인배 청와대 비서관에 대한 직접 조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이르면 이번 주중 소환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