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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용카드업계가 순익이 줄어듦에도 이를 만회할 요인을 찾지 못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축소된 수익원을 대체할 카드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비용발생 요인이 확대되고 있어 업계가 바라보는 전망은 암울하다. ‘마른 수건 쥐어짜기’식 경영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올 상반기 순익 1조원대 붕괴
카드업계는 올 상반기 ‘순익 1조원대 붕괴’라는 암울한 성적표를 냈다. 카드업계 상반기 순익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진 건 신가맹점수수료 체계가 도입된 2013년 상반기 이후 5년 만이다. 정보유출 사태로 곤혹을 치른 2014년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
8개 전업계 카드사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9669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4193억원)보다 31.9% 급감한 수치다. 카드사별로는 신한카드(55.3%)와 현대카드(40.8%)의 감소폭이 컸고 하나카드(31.3%)를 비롯해 비씨카드(23.0%)와 롯데카드(10.8%), 삼성카드(9.0%)도 일제히 감소했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만 각각 9.8%, 9.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카드업계의 실적악화는 지난해 상반기 일회성 요인으로 순익이 크게 늘어난 점이 역기저 효과로 작용했다. 지난해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대손충당금 환입, 세금 환입 및 채권 판매에 따른 일회성 이익으로 업계 순익은 전년대비 35.2%나 급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요인을 고려해도 카드업계의 이익 감소세는 뚜렷하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상반기 일회성 수익과 올 상반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받은 배드뱅크 배당금 390억원을 제외한 경상이익을 비교했을 때 9.3% 감소했다. 현대카드도 지난해 세금환급액을 빼면 올 상반기 5.0% 줄었다.
올해 실적이 개선된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도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이익이 줄었다. KB국민카드는 캠코 채권매각 이익, 희망퇴직 관련 비용 등을 빼면 순이익은 2.5% 감소했다. 우리카드 역시 상반기 배드뱅크 배당금을 빼면 6.3% 축소됐다.
◆대체 수익원 없는 가시밭길
카드업계는 실적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카드수수료 인하 영향을 꼽는다. 수수료율은 지난 10년간 11차례 인하됐다. 최근엔 2016년 초 우대수수료율이 추가 인하된 데 이어 지난해 8월 그 적용범위가 확대됐고 올해 8월 우대수수료율 적용대상이 아니어도 소액결제가 많은 곳에선 수수료 인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밴수수료 체계가 변경됐다.
여기에 우대수수료율이 재산정되는 내년 초 정부가 수수료 추가 인하를 예고해 카드업계의 수익성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문제는 줄어든 수익을 만회할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그간 카드사는 신용판매(가맹점수수료 및 할부수수료) 이익이 떨어지면 금융판매(현금서비스·카드론·신용대출)를 늘려 손실을 메웠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적용 중인 대출총량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어 금융판매조차 쉽사리 늘리지 못하는 상태다.
특히 하반기엔 금융판매의 주수익원인 카드론 영업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대출증가율을 상반기에 이미 넘었기 때문이다.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의 상반기 카드론 잔액은 27조179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91% 증가했다. 카드사는 대출잔액 증가율을 전년 말대비 7% 이하로 맞춰야 한다.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며 조달금리 상승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보통 3년물로 채권을 발행하기 때문에 시중금리 인상의 영향을 당장 받진 않지만 만기가 도래해 새 채권을 발행할 경우 비용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일회성 이익을 기대하기도 힘들어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각사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손실분을 메웠던 대표 항목인 캠코 배당금도 상반기에 모두 받아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당장 부담되는 요소는 아니지만 경기 악화가 지속될 경우 연체 발생 가능성이 커지는데 대손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대상 ‘감원 바람’ 불가피
카드업계를 바라보는 여론이 좋지 않은 점도 악재다. 특히 정치권은 카드수수료가 소상공인을 좀먹는 주요인이라는 여론이 형성되자 카드수수료 추가인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가맹점수수료율 상한선이 8월부터 2.5%에서 2.3%로 인하된 데도 이러한 요인이 작용됐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업권을 둘러싼 외부 환경은 2002년 리스크 관리 실패로 발생한 ‘카드 대란’ 때보다 좋지 않다”며 “현재 신용카드업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심해 존폐를 논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카드업계에선 ‘마른 수건 쥐어짜기’식의 경영이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카드모집인 감원 바람이 거셀 전망이다.
실제 카드모집인은 2011년 말 1만8905명에서 2016년 말 1만2200명으로 35.5% 급감했다. 같은 기간 정규직 직원이 8450명에서 7960명으로 5.8%, 비정규직 직원이 2053명에서 1822명으로 11.3% 감소한 수준보다 월등히 높다.
한 카드사 노조위원장은 “카드업계는 다른 산업보다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인력구조가 상당히 불안정하다”며 “지금과 같은 환경이라면 비정규직, 파견직을 대상으로 감원바람이 거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5호(2018년 8월29일~9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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