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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신흥국 금융불안,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리스크가 심화됐다”며 “경기, 물가뿐 아니라 금융안정 상황도 면밀히 점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고용지표가 나쁘고 소비자심리도 빠르게 꺾이고 있다.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꺾이는 것 아닌가.
▶성장, 물가 등 경제흐름에는 상방리스크, 하방리스크가 양방향으로 같이 존재한다. 미중 무역분쟁이나 고용부진은 성장을 낮추는 리스크다. 반면 상방리스크도 있다.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 운용이나 주요 기업의 투자확대 등은 경기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7월 전망에 비해선 하방이든 상방이든 불확실 정도가 더 커진 게 사실이고 어느 것이 더 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은 편인데 지난번 물가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전기료 인하 외 정부정책으로 물가압력을 낮출 요인이 있나.
▶국제유가 상승은 물가를 올릴 요인이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중반에 머무르는 건 정부정책의 영향이 컸다. 전기료 외에도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책에 따른 물가하락 효과가 적지 않았다. 전체 레벨은 낮아졌지만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유가와 환율상승의 영향이 작용할 것이다. 기저효과까지 종합하면 4분기에는 1%대 후반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본다.
-올해 취업자 수가 18만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의 고용지표 부진을 감안하면 하향 조정이 필요한 것 아닌가.
▶7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5000명에 그치면서 고용상황이 부진한 모습이다. 일부 업종의 업황부진과 구조조정, 산업·인구구조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지금까지 실적이 당초 예상을 밑돌기 때문에 올해 취업자 수 증가규모는 7월 전망했던 18만명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 구체적인 고용전망치는 10월에 다시 제시하겠다.
-미중 무역분쟁 이슈는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이어서 금리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반대로 신흥국 금융불안은 내외금리 차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로 연결된다. 엇갈리는 대외리스크에서 금통위는 어디에 무게를 두고 있나.
▶다양한 리스크 요인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은 제한적이지만 향후 향방과 전개 속도에 따라서 영향이 적잖을 가능성이 있다. 이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 잘 반영하겠다.
-정부가 고용을 어느 때보다 강조하고 있다. 한은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고용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고려했나.
▶고용은 정부정책 운용에 있어서나 앞으로의 경기 흐름 판단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그렇지만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 고용은 직접적인 고려대상이라기 보단 그것이 어떻게 경기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파악 대상이다. 경기상황에 대한 평가를 통해 고용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일부 지표 둔화에도 향후 정책여력 확보를 위해서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조절할 수도 있나. 총재는 최근 국회에서 이렇게 언급하기도 했다.
"국회에서의 언급은 질의답변 과정에서 하나의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단 취지의 발언이다. 고용을 비롯한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고, 대내외 여건이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가다보니 성장 전망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앞으로의 경기가 지난 7월 전망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집값 오름세는 풍부한 유동성의 영향이라고 보나.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다. 수급불균형도 있고 일부 지역의 개발계획에 따른 가격상승 기대 확산,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 마땅찮은 대체 투자처 등이 복합 작용했다. 어느 요인이 더 크다고 단정할 수 없다. 물론 풍부한 유동성이 하나의 요인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의 빠른 상승은 개발계획 같은 다른 요인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10월에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동시에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한가.
▶성장률 2.9%를 조정한다고 전제해서 말할 수는 없다. 조정여부는 더 두고 판단할 사항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우리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흐름은 이어가지 않겠나 본다. 물가도 점차 목표수준에 가까이 갈 것이란 전망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런 전망이 계속 유효한지를 점검하겠다.
-최근 가계부채는 소득증가율을 상회해서 증가세를 보인다. 정부가 규제 강도를 높혔지만 잡히지 않는다. 한은이 ‘금융불균형 누적’을 언급했고 지난해 금리인상 근거로 금융불균형 누적을 축소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다. 아직 더 용인할 수 있다고 보나.
▶가계부채가 금융에 시스템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차주의 소득이나 차입자의 자산에 비춰본 상환능력이 아직은 건실하고 금융기관 재무건전성도 양호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가계부채의 총량수준이 여러가지 잣대로 보더라도 이미 높은 수준이고 가계부채 증가율이 여전히 소득증가율보다 높아서 금융불균형 정도가 계속 쌓이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금융불균형이 이미 높은 단계여서 더 이상 축적되지 않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통화정책 운용 시에도 금융안정에 유의할 필요성은 더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한은은 고용부진 원인으로 구조적 요인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선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정책의 영향에 초점을 맞춘다.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 산업별 구조조정은 올해 큰 구조조정이 있었다. GM 등 자동차산업과 그에 따른 협력업체의 어려움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 사이에 전부터 지속된 자동화 투자도 빨라졌다. 최저임금도 물론 비용요인으로 고용조정을 하려는 유인을 높인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을 가지고 계량적으로 다른 요인과 비교했을 때 어느 것이 더 크게 영향을 줬다고 판단하긴 어렵다.
-인상 소수의견이 한분 있지만 연내 금리인상 깜빡이를 끈 것 같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5bp 하락하는 등 시장금리가 연내동결을 사실상 반영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오버슈팅은 아니라고 보나.
▶현재 판단으로 우리 성장세는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물가상승률도 갈수록 목표 수준으로 갈 것이란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경기, 물가뿐 아니라 금융안정 상황에 보다 유의 해야할 필요가 있다.
-총재의 기자회견 발언 중엔 구체적인 인상 시그널이 없다. 금리를 올리기 위해선 어떤 요인이 충족돼야 명확한 시그널이 나올 수 있나.
▶연초부터 잠재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목표수준의 물가가 수렴할 때 완화정도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그 스탠스에 변화가 있는 건 아니다. 현재 많은 불확실성에도 잠재수준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물가는 전망보단 분명히 낮아졌지만 정책적 영향을 고려하면 중기적 관점에선 1%대 후반으로 상승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모든 걸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또 금융안정에 대한 유의 필요성은 좀 더 높아지고 있지 않나 한다.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답은 드리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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