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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가을은 아름답다. 9~11월은 홍콩여행의 적기다. 여름을 엄습한 남국의 열기와 습기가 자취를 감춰서다. 선선한 바람에 여행객 발걸음이 가볍다. 빅토리아 하버, 은빛 마천루는 푸른 가을하늘과 새하얀 구름을 얹었다.
홍콩의 가을밤은 매혹적이다. 오래 전 홍콩의 밤을 ‘백만불짜리 야경’이라고 했다. 최근 이 찬사에 버금갈 소식이 입소문을 탔다. 백만불짜리 야경에 뺨치는 빅토리아 하버의 일몰이 그것이다. 특히 시월 가을의 해넘이는 인상적이다. 선선한 가을바람에 실은 와인향에 하버의 일몰은 고혹적이다.
홍콩의 가을은 향긋하다. 홍콩 와인·음식 축제(Hong Kong Wine & Dine Festival, 10월25~28일)가 열려서다. 10주년을 맞이한 이 축제는 포브스 선정 ‘세계 10대 미식 축제’의 하나다. 근사한 와인향이 빅토리아 하버에 낭만을 더한다.
올해 축제는 지난해보다 커졌다. 400여개 이상의 와인 부스, 음식 부스, 콘셉트 스토어, 스페셜 커피 시음관, 엔터테인먼트 존이 빅토리아 하버를 에워싼다. 향긋한 와인향에 감미로운 재즈 선율이 더해진 별천지가 펼쳐진다.
와인 리스트 앞에서 고민할 이유는 없다. 고가의 와인 앞에서 입맛을 다실 까닭도 없다. 축제장을 메운 와인이 면세여서다. 알코올 도수 30도 미만의 술에 세금을 매기지 않기 때문에 값비싼 와인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애주가들의 천국, 홍콩. 그곳의 축제는 애주가 모두에게 문을 활짝 열었다.
다양한 프로모션과 와인패스는 축제의 문을 더 낮췄다.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만점을 준 천상의 와인도 거침없이 코르크를 연다. 와인 애호가조차 구하기 힘든 희귀 와인도 많다. 와인뿐이랴. 싱글 몰트 위스키, 크래프트 비어, 사케의 목넘김을 기대해도 좋다. 향긋한 여행은 와인패스 하나면 족하다. 와인토큰을 충전한 스마트카드를 내밀면 그만이다.
아시아 와인 유통의 중심지임을 증명하는 이 축제를 필두로 홍콩은 11월 미식의 세계가 펼쳐진다. 미식가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그레이트 노벰버 축제가 이어진다. 금강산도 식후경. 성찬을 뒤로 도시를 발견하려는 여행자들의 걸음이 분주하다. 미식의 향연 속에 홍콩의 올 가을은 또 아름답고 향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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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웅 기자
박정웅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