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건배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전진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국내 굴지기업 총수들이 18일 평양 땅을 밟는다. 문재인정부의 한반도 평화시대 구상을 뒷받침 하기 위해 이들 총수들이 꺼낼 남북경협 카드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4대그룹 총수 가운데 3명은 이날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한다. 현대차그룹에서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폭탄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대신해 김용환 부회장이 평양을 찾는다.


대북사업 선도기업인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도 수행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도 참석한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포함된 경제계 인사는 총 17명이다.

재계에서는 각 기업이 내놓을 남북경협 밑그림을 주목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2000년부터 2010년까지 평양에서 TV, 유선전화기 등 가전제품을 위탁 가공으로 생산한 경험이 있다. 따라서 남북관계가 개선될 경우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한 생산라인 구축 가능성이 거론된다.


남북경협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이 건설과 부동산인 만큼 건설계열사인 삼성물산을 중심으로한 대북사업 구상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는 철도사업을 영위하는 현대로템과 대북사업 경험이 있는 현대건설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한반도 종전과 남북경협이 현실화 될 경우 가장 주목받는 핵심사업이 유라시아 철도를 활용한 경제영토 확장인만큼 현대차에 새로운 기회가 열린 셈이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통신과 에너지분야에 강점이 있는 SK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중심으로 대북사업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1996년부터 2009년까지 북한에서 위탁 가공 형태로 TV를 생산한 경험이 있다. 또한 이동통신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 LG유플러스는 인프라 구축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기업이라 다양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


현대그룹은 2000년도 8월 북측과 합의해 철도, 통신, 전력, 통천비행장, 금강산물자원, 주요 명승지 종합 관광사업(백두산, 묘향산, 칠보산) 등 7대 SOC 사업권 획득하고 원산·통천지구 협력사업 개발에 관한 합의를 맺었다.

사실상 대북사업의 독점권을 가진 것으로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면 가장 활발한 사업전개가 예상된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곧바로 남북경협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완전한 비핵화 검증,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인 마무리, 유엔제재 완화 등의 절차가 남아있어서다. 기업 총수들의 동행이 시기상조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계 총수들의 정상회담 동행은 지금 당장 남북경협을 시작하겠다는 의미보단 남북관계가 정치를 넘어 경제분야에서도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다는 상징성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