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김성민씨는 이달 말 전세대출 만기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정부가 발표한 9·13부동산대책으로 다주택자는 전세대출 연장이 안 되거나 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자녀 교육과 출퇴근 문제로 전셋집에 살고 있는 김씨는 전세연장을 취소할지 집을 팔아야 할지 고민이다.


정부가 9·13부동산대책을 발표한 후 전세대출 고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은행 지점과 중개업소에는 전세대출을 받지 못한 계약자의 문의가 빗발친다.
/사진=임한별 기자
특히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적 전세보증 비중이 큰 세입자들의 걱정이 크다. 일반적으로 전세대출은 잔금일 한달 전에 대출을 신청하는데 갑자기 시행된 대출규제에 집주인과 임차인이 갈등을 빚고 있다. 9·13부동산대책 발표 후 올라간 전세대출 문턱을 어떻게 넘어야 할까.

◆다주택자 10월 중에 대출 받아야

까다로워진 전세대출 규제는 10월 중에 시행된다. 신규 전세대출을 받거나 대출을 연장해야 하는 고객들은 이달 안에 전세대출을 이용해야 규제를 피할 수 있다.

공적 전세보증을 지원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기존 전세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소득요건과 상관없이 전세보증을 연장해준다. 다만 전세대출을 늘려야 할 경우에는 민간보증 신규대출로 갈아타야 한다. 이때는 금리가 0.2~0.5%포인트 올라간다. 

다주택자가 공적보증 전세대출을 이용하려면 기존 집 한 채를 2년 이내 처분한다는 조건으로 1회만 연장할 수 있다. 민간 보증회사인 SGI서울보증도 이번달까지 최대 5억원의 전세대출을 보증해준다. 현재 SGI서울보증은 다주택자에 대해서도 전세보증서를 내주고 있지만 이달에는 보증료가 올라간다.


부부합산 연소득 1억원 이상 1주택자도 전세대출 계획을 바꿔야 한다. SGI서울보증의 전세보증을 받을 수 있지만 주금공과 HUG의 전세보증은 금지된다. SGI서울보증도 실수요자를 위해 소득제한 기준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강화된 대출규제를 피하려면 이달 안에 전세대출을 받아야 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전세대출 규제는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규제를 즉시 적용하지 않는다”며 “주금공이나 HUG가 내규를 고치고 있어 이달 중 달라진 전세보증율 한도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전세대출 대책 시행시기를 못박지 않은 상태다. 혼선이 없도록 은행연합회가 실무사례집을 배포했으나 은행마다 대출 세부지침을 확정하지 못했다. 특히 ‘소득 1억원 이상,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방안은 오락가락이다.

지난달 19일 기준 4대 시중은행에 문의한 결과 KB국민·신한은행은 “1주택자, 고소득자의 전세대출은 세부지침이 확정되지 않아 대기상태”라고 답했고 KEB하나은행은 “소득 1억원이 넘으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우리은행 측도 “9·13 대책 발표 후 전세대출 기준이 올라가 고객등급 등 요건을 확인한 후 대출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세대출 보증한도는 주택보유 유무나 소득에 따라 대출한도, 만기연장 등이 달라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대출규정이 있는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감독규정을 개정하는 데 2~3주가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무주택자, 실수요자 서류 입증해야


이번 대출규제가 유예기간 없이 시행되다 보니 대출규제에서 벗어난 무주택자들도 전세대출 심사가 깐깐해졌다.

시중은행은 신규 전세대출을 신청한 고객이 예외규정에 들어가는지 꼼꼼히 살피고 있다. 무주택자가 대출 심사를 통과하려면 전세대출을 주택 매입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가령 전세대출 기한이 만료된 사람이 재개발지구의 조합원 자격을 취득한 경우 이미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취급해 전세대출이 불가능하다. 분양권을 취득했다고 해서 곧바로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간주하지 않으나 시공사 조합계약서,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신규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전입신고서 등 공식서류를 제출한 경우에도 은행 대출창구 직원이 대출자가 거주하는지 확인하는 추가 서류를 요청할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대출을 신청하면 9·13 대책의 내용이 반영된 특약 문구를 넣거나 대출 신청자의 주택 소유 여부를 국토부에 문의해 다음 날 답변을 받는다”며 “가구 세대원 전체를 대상으로 주택 유무를 확인해야 무주택자로 인정하고 대출규제 예외조항에 들어간다. 지금은 대출 신청자가 실수요자로 인정받기 위한 자료 제출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전세자금이 시급한 1주택자들은 상대적으로 이용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비대면 전세대출에 눈을 돌리는 게 바람직하다. 일부 시중은행의 비대면대출은 9·13대책의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

농협은행의 ‘NH모바일전세대출’, IBK기업은행의 ‘아이원 직장인전세대출’, DGB대구은행의 ‘무방문 전세자금대출’은 1주택자들도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주말이나 휴일에도 대출 실행이 가능하고 일부는 중도상환해약금도 없다. 전세대출은 연립이나 다세대, 주거용 오피스텔 등 모든 주택을 대상으로 신청할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전세대출은 제출서류가 적고 주말에도 이용할 수 있어 전세자금이 시급한 사람들에게 유용하다”며 “9·13대책 규제가 시행됐지만 은행 전산시스템에 예외규정이 많다. 자신의 대출조건을 꼼꼼히 따져 대출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에 대출을 받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0호(2018년 10월3~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