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64회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 부처 업무추진비 공개 등을 둘러싸고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비인가 예산정보 유출을 두고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심 의원은 행정부가 업무추진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고 지적했고 김 부총리는 심 의원이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며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2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의에는 재정정보 유출 논란 당사자인 심재철 의원이 질의자로, 김 부총리가 답변자로 나왔다.


심 의원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심 의원은 질의에 앞서 재정정보시스템에 접속해 재정정보를 다운로드 받은 방법을 동영상으로 보여줬다. 그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에게 공식적으로 제공된 아이디를 바탕으로 불법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 정상적으로 자료를 열람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의원님께선 불법적으로 얻은 정보를 계속 말한다"며 맞대응했다. 김 부총리는 심 의원 보좌진이 비인가 예산정보에 접속한 경로가 6단계에 걸치고 정보 목록에 '감사관용'이라는 경보가 떴다고 설명했다. 심 의원 보좌진이 비인가 예산정보임을 인지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김 부총리는 "비인가 예산정보를 우연히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190회 이상 다운로드 받은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부총리는 심 의원 보좌진이 비인가 예산정보를 열람·유출한 방식을 '콜럼버스의 달걀'에 비유했다. 그는 "달걀을 아무도 못 세우지만 세운 것을 보고 결과적으로 아는 것과 같은 셈"이라고 말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심 의원은 유출 예산정보를 바탕으로 정부가 업무추진비를 호텔, 백화점, 면세점, 술집 등에서 심야시간에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호텔은 호텔에서 운영하는 중식당 식대, 백화점과 면세점 비용은 우즈베키스탄 경제부총리와 회담할 때 산 선물비용"이라며 "펍은 식당 상호명인 경우도 있고 주말과 심야 사용은 업무와 관련된 소명이 입증되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어 "52개 부처에 대해 감사원 전수조사를 요청했는데 그 결과를 보고 말해야 국민이 오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심 의원이 국회 업무추진비를 주말에 썼다고 역공도 가했다. 그는 "심 의원이 해외출장에 쓴 국내 유류비 같은 건 의정활동으로 보는데 같은 기준으로 행정부를 봐달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기획재정부, 청와대 등이 사용한 업무추진비 업종 내역이 누락된 점과 골프장에서 결제된 점도 문제 삼았다. 이와 관련 김 부총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민연금공단이 운영하는 골프장 매점에서 쓴 것이고 일일이 얘기하면 한도 끝도 없다"며 "감사원 감사를 통해 의원님이 걱정하는 내역이 나오면 일벌백계하겠다"고 답했다.

김 부총리는 심 의원이 요구한 업무추진비 내역 공개 확대와 관련해선 "정보공개법에서 규정한 공개 금지 항목 외에 나머지 예산은 공개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부총리는 "비인가 영역에 들어가 불법 다운로드 받은 자료는 반납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