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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설립 열풍에 부랴부랴 복지제도 확충
그간 IT업계는 ‘크런치모드’(퇴근 없이 장시간 업무를 지속하는 관행)를 비롯한 각종 노동관련 이슈의 단골이었다. 살인적인 근무강도를 견디지 못하고 직원이 사망하는 사건도 종종 일어났다. IT업계 관계자는 노조설립 러시와 관련, “직원들을 소위 갈아넣는다는 업계의 근로관행이 개선될 수 있는 전환점을 맞았다”며 환영했다.
가장 최근 노조가 설립된 안랩은 서비스사업부 분할에 반대하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결성됐다. 안랩 노조는 “회사 분할 과정에서 직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안랩 측은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서비스사업 분사 조치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권치중 안랩 대표이사는 “다수가 반대하면 경영진의 방향이 아무리 옳아도 공멸할 수 밖에 없다”며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결과 분할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를 중심으로 직원들이 단체행동에 나설 것을 우려한 업계는 서둘러 직원 복지제도 확충에 나섰다.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노사 분규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계산이다. 지난 4월 노조가 설립된 네이버는 직원들이 건강검진일에 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다. 지난달에는 본사 헬스케어 센터에 직원 전용 병원을 열었다. 네이버 노조 측은 “남성직원도 출산휴가를 최소 2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회사 측에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야…
IT업계를 강타한 노조 열풍에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입장이다. IT업계에 종사하는 조모씨(34)는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규모의 기업을 중심으로 노조가 설립되는 것은 크게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다만 근로자의 대부분이 중소업계에서 일하는 만큼 실질적인 혜택을 받는 인원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IT업계 종사자 신모씨(38)는 노조설립 열풍에 대해 “IT산업에서 헝그리정신을 강조하는 개척시대는 이미 끝났다. 현재 IT업계는 대기업 위주로 매출은 늘지만 인력이 줄어드는 침체기”라며 “자신이 속한 팀도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직원들이 노조에 가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직원들이 마음놓고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면 기업도 노조라는 말에 지레 겁을 먹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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