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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알려진 것처럼 국내업체는 정부의 요구에 즉각 대응이 가능하지만 수입차업체들은 해외 본사의 대답을 마냥 기다려야 한다. 인증을 받지 않으면 팔 수 없는데 인증 자체가 늦어지니 신차 출시일정을 확정하기가 어려운 상황. 특히 디젤차를 파는 업체일 경우 더욱 그렇다.
지난달 1일부터는 배기가스 측정방식이 한층 강화됐다.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WLTP)이 국내 모든 중·소형 디젤자동차에 적용되자 국내 완성차업체는 이에 적극 대응하며 신차를 내놓는 중이다. 수입차업체는 새 인증방식이 적용되기 전에 국내에 들여온 차를 할인판매했고 지금은 재고가 동이 났다. 지난 9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판매량이 반토막난 배경이다.
WLTP를 적용하면 시험주행시간과 거리가 늘어나고 평균속도와 최고속도도 높아지는데 배출가스 허용기준은 기존과 같다. 질소산화물(NOx) 배출량도 기존처럼 ㎞당 0.08g이하를 충족해야 한다. 엔진에 부하가 많이 걸리면 배출가스가 늘어날 수밖에 없지만 이를 극복해야 하는 것.
이에 업체들은 디젤차에 선택적환원촉매장치(SCR)를 통해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맞추는 방법을 쓴다. 푸조-시트로엥 차종은 기준 강화 이전에도 이미 모든 차종에 SCR방식을 적용했고 현대기아차와 쌍용차도 최근 내놓는 신차에 SCR을 탑재하며 강화된 환경규제에 대응한다.
10일 수입차업계와 교통환경연구소 등에 따르면 현재 인증신청 건수가 크게 늘었다. 지난 6월 74건에 불과했지만 지난달에는 171건으로 급증했다.
수입차업체 관계자는 “WLTP에 대응하려는 업체들의 인증신청이 몰린 데다 기존 차종에 대해서도 일일이 재인증을 거쳐야 해서 사실상 인증업무가 마비된 상황”이라며 “게다가 정부 담당자가 교체된 경우 해당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처리가 더딘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환경문제 외에 최근 바뀐 안전기준 등도 골치다. 최근 렉서스는 간판모델인 ES의 신형을 출시했지만 최상위트림은 내놓지 못했다. 문제가 된 이그제큐티브 트림은 광량이 풍부한 LED헤드램프(전조등)를 쓰는데 전조등 광속 2000lm(루멘) 초과 시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전조등 닦이(국토교통부령 제38조 4항)를 장착하지 않아 인증이 미뤄졌다.
또 다른 수입차업체 관계자는 “본사가 우리나라만을 위해 특별히 테스트해서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넘겨주는 건 쉽지 않다”면서 “본사 입장에선 각 지역에서 넘어오는 이런저런 요구를 수용하며 공통된 내용을 먼저 대응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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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자본시장과 기업을 취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