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뉴스1

북한이 최근 들어 미국을 향해 종전선언보다는 '제재 완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미국은 비핵화 뒤에 제재 완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6일 개인 필명의 글을 통해 "미국이 제재를 계속하겠다는 것은 곧 적대시 정책을 그만두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제재는 "우리 인민의 생존권과 생명권을 말살하기 위한 야만적인 목줄 조이기"라고 밝혔다.


또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대국들도 조선(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체제 수립 과정은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방법으로 전진돼야 하며 관련국들의 상응한 조치가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제재 완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처럼 북한 매체들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달 29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 이후 대북제재 완화와 해제를 향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시 리 외무상은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 문제"라면서 "우리의 핵실험과 로켓시험을 문제시해 숱한 '제재 결의'들을 쏟아낸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이지만 그 시험들이 중지된 지 언 1년이 되는 오늘까지 결의들은 해제되거나 완화되기는커녕 토씨 하나 변한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은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설득작업도 벌이고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참석한 북·중·러 3자 외무차관급 회담이 열린 지 하루 뒤인 지난 10일 러시아 외무부는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 조치 재검토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최선희 부상이 중국과 러시아를 연이어 방문하며 제재 완화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으며 북중·북러 정상회담의 연내 개최 가능성이 높아진 점은 이 같은 최근 분위기를 반영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맞춰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방문한 프랑스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대북 제재 완화를 요청했다. 18일(한국시간)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종전선언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판단에 대북제재 완화 및 해소에 목표를 두고 이를 집중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종전선언은 풍계리 핵실험장 및 동창리 미사일엔진 시험장 폐기 등 미국과 협상 초반에 제시한 '선의의 조치'에 대한 보상으로 여겨왔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2016년 제시한 경제개발 5개년 전략이 결실을 낳기 위해선 제재 완화나 해제가 절실한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비핵화 이전에 대북 제재 완화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북한이 비핵화에 실패할 경우 제재는 완전한 효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국무부는 유럽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대북제재 완화를 언급한 것에 대한 '미국의 소리(VOA)' 방송의 논평 요청에 이같이 답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완화가 비핵화 뒤에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매우 명확히 했다면서 비핵화에 빠르게 도달할수록 제재도 더 빠르게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