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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수익률이 바닥을 기고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 지분을 보유한 상황에서 오롯이 ‘수익률’에만 신경 쓸 수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정부는 수급액을 늘리기 위해 보험료 인상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운용을 통해 수익을 내지 못할 경우 ‘노후자산’을 책임져야하는 본연의 책무를 다할 수 없다. <머니S>는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전략 및 성과를 분석하고 운용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진단, 해결책을 모색해봤다.<편집자주>
[시험대 오른 국민연금-상] 이념에 흔들리는 개혁
국민연금이 시험대에 올랐다. 정부는 20년째 월 소득 9%에 머물러 있는 국민연금 보험요율을 12~15%로 인상하는 개혁안을 이달 안에 마련한다. 국민이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국민연금을 ‘얼마나 더 내고 더 받을지’가 핵심 쟁점이다.
◆연금고갈 눈앞, 보험료는 늘어
우리나라 국민연금 보험료는 1988년 제도 도입 당시 소득의 3%에서 1993년 6%를 거쳐 1998년 9%로 인상한 뒤 20년째 동결됐다. 소득대체율은 도입 당시 70%에서 현재 45%까지 낮춰진 데 이어 2028년이면 40%가 된다. 40년 가입을 전제로 은퇴 전 평균소득의 40% 수준까지 연금을 보장한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고령화사회 진입으로 연금을 내는 사람보다 받는 사람이 늘어 연금고갈이 눈앞에 다가왔다.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고갈 시기는 2060년에서 2057년으로 3년 빨라졌다. 지난 5월 기준 634조원의 국민연금 적립금은 2041년 1778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줄어 2057년에는 완전히 소진될 전망이다.
정부는 보험료율 인상(12~15%), 연금 수급연령 상향조정(65→68세), 의무가입 기간 연장(60→65세 미만), 고령자 연금액 삭감 등을 검토 중이다. 국민연금의 고갈시기를 늦추는 게 목적이지만 가입자의 혜택은 줄고 부담은 커진다는 불만이 높다.
현행 연금법은 연금 받는 나이를 5년마다 한살씩 늦춰 2033년에는 65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게 규정한다. 1957~1960년생은 62세, 1961~1964년생은 63세, 1965~1968년생은 64세, 1969년생 이후는 65세에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앞으로 국민연금이 개편되면 연금받는 나이는 65세에서 68세로 올라가 노년의 연금부담이 늘어난다. 은퇴 후부터 연금이 없는 '연금 크레바스'가 길어지는 셈이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죽을 때까지 연금만 내라는 말이냐", "죽을 때 주는 건 국민연금이 아니라 장례 비용이다"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국민의 연금 지급을 명문화하는 개혁안도 논란이다. 현행 국민연금법은 '연금급여가 안정적·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는 정도로 국가 책무를 규정한다. 개혁안은 여기에서 한발 나아가 정부가 연금 지급 부족분을 부담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연금이 고갈되면 정부가 세금으로 보전하는 공무원연금과 같은 식이다. 정부는 2001년부터 공무원 연금지급에 공무원의 보험료(기여금)와 정부 부담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매년 1조~3조원을 지원하고 있다. 공무원의 노후보장은 안심이지만 세금으로 특정 가입자의 배를 불린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정창률 단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건강보험료는 보험료가 매년 조금씩 인상돼도 아까워하는 사람이 적은 반면 국민연금은 논란이 여전하다”며 “보험료 인상보다 국가가 연금 지급을 명문화하고 퇴직연금과 기초연금 등 다양한 노후소득보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국민 신뢰도 하락 어쩌나
국민연금 개혁은 전세계적인 화두다. 연금 제도가 무르익으며 세계 각국이 공적연금 소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관건은 정부가 공적연금 개혁에 ‘골든타임’을 잡을지 여부다.
정권마다 국민연금에 메스를 들지만 정부와 국민의 갈등 심화, 국민연금의 신뢰도 하락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을 포함한 연금개혁에 사회적 합의를 전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적연금 개혁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선진국은 국민적 합의에 기반해 연금을 개혁하고 국민의 세금부담도 덜어줬다.
연금을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에 성공한 국가도 있다. 핀란드는 지난 20년간 광범위한 연금 개혁을 이뤘다. 그 결과 2005년부터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연금 수급연령을 60세에서 63세로 높이고 조기퇴직연금 급여액을 깎았다. 이후 2016년 추가 개혁안에 합의해 수급연령을 65세까지 높이고 보험료율을 23.6%에서 24.4%로 인상키로 했다. 2030년부터는 기대여명에 따라 연금액을 더 깎는다.
핀란드 정부가 국민연금을 축소하면서도 개혁에 성공한 데는 노동계의 합의가 주효했다. 노동계의 반대로 연금개혁이 공전하는 우리나라와 가장 큰 차이다. 핀란드는 노조가입률이 70%에 가까워 노조의 대표성이 충분하지만 우리나라 노조조직은 10.3%에 불과하다. 이념에 따라 노동자의 입장도 엇갈려 정부가 연금개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더 내고 더 받는’ 연금개혁에 성공한 나라도 있다. 캐나다는 1996년부터 2014년까지 두차례 걸쳐 소득대체율(25%→33.3%)과 보험료(9.9%→11.9%)를 올리는 데 합의했다. 국민의 성난 여론을 설득하는 데 18년이 걸렸지만 정부가 방향키를 쥐고 보험료 인상을 관철해 연금개혁에 성공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연금 개혁은 국민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민연금 개혁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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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의 기자
안녕하세요. 동행미디어 시대 이남의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