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S DB
플랫폼비즈니스가 IT기술과 만나 로켓엔진에 점화한 듯 비상 중이다. 2000년대 초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형성된 초기 쇼핑플랫폼에서 각종 서비스와 콘텐츠를 편리하게 제공하는 서비스플랫폼 형태로 진화를 거듭한 것. 전세계적으로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거대 플랫폼을 등에 업고 공룡사업자로 성장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바야흐로 플랫폼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머니S>는 진화하는 플랫폼시대 이면에 자리잡은 독과점의 폐해와 탈플랫폼을 외치는 기업의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또 전문가들에게 플랫폼산업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플랫폼 권력] ④·끝 국내 업체 생존 돌파구는?


정보통신기술(ICT)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전 산업영역이 플랫폼 위주의 비즈니스모델을 활용한다. 파트너십의 확대로 기술력을 보완하고 알짜배기 콘텐츠를 확보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형태다. 플랫폼이 기업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떠오르면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법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미 플랫폼으로 세계시장을 잠식한 애플, 구글, 넷플릭스 등 ICT공룡들은 국내시장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자랑한다. 각 기업별로 특화 콘텐츠를 앞세운 플랫폼전략으로 시장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최근 네이버를 필두로 국내 플랫폼업계도 콘텐츠 개편과 함께 사업구조를 단순화하면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한 발 늦은 모양새다. 국내플랫폼업계가 직면한 현실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향은 무엇일까.

◆글로벌기업은 어떻게 한국을 잠식했나


플랫폼의 강점은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유통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초고속인터넷·스마트폰 대중화를 이뤘을 만큼 통신환경에서 타 국가보다 경쟁력있는 환경을 자랑한다. 안정적인 온라인환경에 특색있는 서비스가 스며들면서 사용자 취향도 빠르게 변화했다.

이처럼 플랫폼 선호도는 사용자 니즈와 관련 기업의 차별화 전략에 따라 뚜렷하게 갈린다. 기업들은 더 많은 이용자를 모으기 위해 대형서버를 구축하고 호기심을 유발하는 콘텐츠를 개발·수급해 이용자 체류시간을 높인다. 기업별 비즈니스모델은 다르지만 경쟁력은 사용자 규모에서 판가름 나기 때문.


/사진=픽사베이
구글의 인터넷동영상서비스 유튜브는 직관적인 UI와 연관 콘텐츠를 이어볼 수 있는 큐레이션 시스템으로 국내외 사용자를 확보했고 넷플릭스의 경우 현지 제작사 및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오리지널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최근 개인정보 해킹으로 부침을 겪은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인수·합병(M&A)과 양질의 서비스 구축을 단행하며 시너지를 얻었다. 전략적제휴와 M&A을 통해 콘텐츠플랫폼의 영역을 확대한 것.

국내 인터넷기업들의 플랫폼화 전략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글로벌기업들이 빠르게 변화에 대응하고 동영상·소셜 등 부문별 특화채널을 강화하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는 사이 주도권을 쥐고 있던 국내기업들은 내수에만 힘을 쏟다가 점차 글로벌 트렌드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플랫폼업계가 변화를 통해 발전을 모색하는데 글로벌 IT공룡들은 수년 전부터 진행했던 전략”이라며 “자본과 인프라의 차이를 감당할 수 없다면 틈새시장을 공략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것도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경쟁력 제고 "규제개선부터"

전문가들은 국내 플랫폼의 성장을 위해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사업자들이 투자를 활성화하고 고용 투명성을 담보하도록 하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는 플랫폼 성장의 유일한 저해요인으로 규제를 꼽았다. 데이터, 인공지능(AI), 진입장벽, 클라우드 등 각 영역별 규제가 플랫폼 경제로 나아가는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플랫폼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요소가 있다면 규제뿐”이라며 “데이터 8대규제를 비롯해 플랫폼에 대한 각종 규제들이 산업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는 ‘혁신’을 강조하며 경쟁환경에 맞춘 규제 개선을 주장했다. 넷플릭스나 구글 등 해외글로벌기업들과 국내플랫폼기업들이 경쟁하기 위해서는 실험적 시도가 가능한 비즈니스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기업들이 모바일·동영상 등 전문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합종연횡을 꾸준히 진행하는 사이 정부가 나서서 시장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규제 수준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곽 교수는 “유료방송시장 플랫폼만 봐도 과점사업자로 인해 시장변동이 없고 정체된 채 흘러가고 있다”며 “체질이 다른 기업들이 만나 전략적 협업과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경쟁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업계의 자발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승호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플랫폼 노동에 대한 복지가 이뤄져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플랫폼 산업구조에서 노동환경이 온라인으로 변하면서 대리운전, 배달대행, 가사도우미 등 기존 직업들이 특수고용형태로 전환됐다. 기업들이 플랫폼을 활용하면서 사람이 담당했던 업무는 자동화시스템과 인공지능(AI)으로 넘어갔다.

플랫폼사업자들은 애플리케이션(앱)과 온라인사이트를 통해 파트너사와 고객을 이어주는 형태로 20~40%에 달하는 수수료를 얻지만 근로자는 여기서 한걸음 비켜서 있다. 특수형태고용을 비롯한 근로자 처우문제를 법적으로 보장해주는 개선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백 교수는 “플랫폼기업의 경우 소득 일정부분을 산재보험 보험료로 납부해 특수형태고용종사자들의 안전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민관이 함께 보험 등 제도적 장치 마련에 힘써야 할 때”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6호(2018년 11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