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임한별 기자

9일 청와대가 인선을 발표하며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개월간 머물렀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 부총리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 문재인정부 핵심인사들과 자주 부딪혔고 '김동연 패싱'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와대 '이너서클'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간 논란이 불거졌던 김 부총리의 주요 발언을 살펴봤다.

고용 등 경제지표가 악화된 올 상반기부터 김 부총리의 ‘송곳 발언’이 터져나왔다.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인상 정책 등 문재인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의 부작용이 부각되자 청와대와 정부 경제라인에 책임론이 대두됐고 이 과정에서 장 실장과 엇갈린 경제진단을 내놓으며 숱하게 부딪혔다.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인상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강하던 지난 5월 국회에서 자신의 경험과 직관을 전제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임금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실장이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고용 감소는 없었다고 말한 직후 나온 발언인 만큼 ‘불화설’까지 나돌았다.

김 부총리는 장 실장과 대립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멘토인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과도 갈등을 빚었다. 지난 5월 김 부의장이 "여러 지표로 보아 경기가 침체 국면의 초입 단계에 있다"고 진단하자 "현재 경제상황을 월별 통계를 갖고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비판했다.


청와대와 결을 다소 달리하던 그는 '기재부 중심'을 외치며 '마이웨이'의 길을 가는 듯했다. 경제정책을 펴는 데 기재부가 중심이 돼 혁신성장을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자신이 방점을 뒀던 혁신성장을 강조해 청와대가 소득주도성장을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것과 대비됐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문 대통령과도 각을 세우는 상황이 벌어졌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최저임금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는 문 대통령 발언에 동의하냐"는 질문을 받고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부 경제수장이 대통령 입장을 정면반박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임한별 기자

물론 곧바로 자신의 발언을 수습했다. 자신의 발언이 잘못 전해졌다며 "최저임금 효과가 크지만 일부 보완될 점이 있다는 측면에서 답한 것"이라고 했다. 김 부총리는 '쎈 발언'을 하고는 뒤이어 해명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 정치권 일각에선 그의 이 같은 태도를 '치고 빠지기식' 정무적 행동으로 해석했다.

교체설이 정점에 달한 이달 들어서는 발언 수위가 더 높아졌다. 김 부총리는 지난 6일 국회에서 "연말쯤 경제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는 장 실장의 견해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아마도 자기 희망을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지금은 하방 위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7일에는 문제의 '정치적 의사결정 위기' 발언이 나왔다. '한국경제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야당 의원 언급에 "경제가 위기라는 말에 동의하진 않지만 경제에 관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교체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김 부총리가 청와대를 작심 비판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최저임금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주요 경제정책 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읽혔기 때문이다.

이튿날에는 자신의 발언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내 얘기를 그렇게 해석해서 쓸 수 있나 할 정도로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기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규제개혁 입법, 경제구조개혁 입법 등이 경제 분야에서 정치적 의사결정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라며 "경제에 여야가 따로 없으며 이런 의사결정에는 머리를 맞대고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야를 대상으로 한 발언이었지만 청와대를 포함한 정치권 전체에 날을 들이댄 발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