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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 경쟁, 취업 경쟁, 승진 경쟁…. 이 땅의 젊은이들을 학창시절부터 무한경쟁으로 내모는 사회는 스무살 성년이 되는 순간 더욱 냉혹해진다. 그렇지만 희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교육 불평등에 대한 고민과 문제제기가 지속되고 주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인상 등의 근로자 권익신장도 꾸준히 시도된다. 정부는 청년의 주거권 보장이나 육아복지제도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머니S>는 2018년 연중기획 ‘혼돈의 2030, 길을 찾아라’ 마지막 시리즈로 청년정치인과 청년정책 참여자들을 만나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편집자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취임 당시 39세),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38),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38), 재신더 아던 뉴질랜드 총리(37)…. 세계 정치무대의 세대교체 흐름에도 대한민국은 여전히 20~30대 국회의원이 단 3명에 불과하다.
최저 주거기준 이하로 사는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취업·창업 실패로 삶을 포기하는 청년, 결혼·출산을 빈곤층 전락의 길로 여기는 세대. 대한민국 3대 청년문제로 지목되는 ‘주거·일자리·육아’ 빈곤의 가장 큰 이유는 기성세대가 만든 제도적·사회적 틀이 변화하는 환경과 경제상황을 따라가지 못해서다. 그 배경에는 청년을 위한 정책을 설계하면서 막상 당사자인 청년의 참여를 배제하는 고질적인 문제가 깔려있다.
청년이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는 정책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기에 잘못된 청년정책을 만들어낸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도 정치활동을 통해 사회발전을 이끌고자 하는 청년이 많다. 청년정치인들을 만난 것은 지난 2~3일 경기 수원시에서 열린 ‘2018 유권자 정치페스티벌’에서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주요 4개 정당과 청년정당 우리미래의 청년위원 및 대학생위원 40명은 2030 문제를 토론했다. 토론 결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키워드로 ‘높은 집값, 청년실업률, 낮은 출산율’의 해결이 제시됐다. <머니S>는 이날 토론이 끝난 뒤 청년 정당인 5명에게 다시 물었다. 청년의 희망은 무엇입니까.
인터뷰에 참여한 청년정치인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대학생위원장 ▲이준형 자유한국당 대학생위원회 부위원장 ▲정혜연 정의당 청년본부장 ▲서진희 민주평화당 전국청년위원장 ▲우인철 우리미래 대변인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대학생위원장 ▲이준형 자유한국당 대학생위원회 부위원장 ▲정혜연 정의당 청년본부장 ▲서진희 민주평화당 전국청년위원장 ▲우인철 우리미래 대변인
◆최저 주거기준 못미치는 청년의 삶
- 정부의 다양한 정책에도 청년 주거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준형 자유한국당 대학생위원회 부위원장= 현정부의 청년 주거정책은 아쉬운 점이 많다. 전반적인 부동산정책이 집값을 잡는 데만 치중돼 있다. 실질적인 주거비용과 주거환경 두가지를 개선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임대주택을 늘리기만 해서는 빠른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청년 안심주택, 행복연합 기숙사, 셰어하우스, 코하우징 등의 다양한 공급정책이 필요하다. 올 7월 시행된 ‘청년우대형 청약통장’의 경우 가입기준이 까다로워 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우인철 우리미래 대변인= 최근 서울 종로의 고시원에서 안타까운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몇만원을 더 내 작은 창문이 있는 방에서 자던 사람은 탈출했다. 최저 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고시원, 최소의 주거권조차 없는 공간에 사회적 약자들이 내몰렸다. 그런데 9·13 부동산대책에는 청년을 위한 대책이 없었다. 정부는 부동산이 안정되는 단계라며 자평하는데 가볍고 표피적인 문제인식이다. 이런 정책이 청년의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졌는지 모르는 것 같다. 고위공무원 상당수가 강남3구에 집을 여러채 갖고 있다는 기사를 보면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든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1년 전 사회수석 시절 참여정부의 부동산 실패론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백했는데 1년 후인 지금도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청년 주거문제는 임대주택 규모가 지금보다 많이 늘어나야 하고 세입자를 위한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권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하다.
◆세대통합 일자리대책 필요
- 청년 일자리문제는 양보다 질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서진희= 인공지능(AI) 등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소멸이 예상된다. 새로운 일자리가 부상하되 인류 대다수가 불안한 고용시장에 노출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일본은 대규모 사업장의 자동화로봇을 인간노동자로 대체하려는 역진화현상도 나타나 주목받는다. 미국에서는 AI의 재앙을 막기 위해 23가지 원칙에 합의한 회의가 열렸고 한국도 ‘과학기술 거버넌스’ 제안이 나온 상태다. 따라서 범정부적이고 사회적인 연구와 대비가 필요하다.
정혜연= 일자리는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득이 가장 적은 청년과 노인계층에서 불평등이 심각하게 나타난다. 한국은 노인빈곤율이 50%인데 이는 전세대에 영향을 준다. 노인문제는 모든 세대의 문제다. 우리 사회를 위해 헌신한 어르신이 존엄한 노년을 보내야 청년이 미래를 꿈꾼다. 아동, 청년, 노년 모두 시민이라면 누려야 할 삶의 기준선을 세워야 한다. 최저임금은 당연히 올라야 한다. 최저임금법을 만든 기성세대에 최저임금으로 살 수 있느냐고 물으면 살 수 없다고 대답할 것이다. 최저임금이 기업논리에 밀리는 것은 공정경제가 자리잡지 못한 대기업의 하청구조 때문이다. 이것부터 해결하고 최저임금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국가재정을 과감히 써 가계소득을 지원하고 지출비용을 낮춰주는 효과를 같이 가져가야 소득주도 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 또한 청년과 노인, 여성과 남성을 나누지 않고 청년이 노인문제를 이야기하는, 여성이 군대문제를 이야기하는, 성소수자가 아니어도 성소수자의 불평등문제를 해결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우리가 자유와 권리를 위해 싸우는 일이 타인의 자유와 권리도 함께 보장해야 한다. 청년 주도적으로 만드는 세대통합 일자리대책을 준비 중이다. 20·60 일자리복지 연대인데 아직은 아이디어 수준이다.
◆기업에 육아복지 인센티브 제공
- 현정부 육아복지제도가 상당부분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어떻게 보나.
서진희= 육아관련 제도가 바뀌어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잘못된 정보를 얻거나 정보를 몰라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임산부와 소규모기업 직장인에게는 임신기 근무시간 단축, 출산휴가·육아휴직 등에 대해 정확히 알도록 돕는 홍보가 필요하다. 복지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소규모 사업주에게도 경각심을 줘 불이익이 없게 만들어야 한다.
우인철= 육아휴직 기간을 적어도 3년은 마음 편히 쓸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보장해야 한다. 단순히 제도만 갖춰놓을 게 아니라 육아휴직을 쓰면 승진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남성 육아휴직을 일정기간 할당하는 등의 디테일이 필요하다.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에게는 오전·오후 근무와 오후·저녁 근무를 나눠할 수 있는 등의 형태를 만들었으면 한다. 이런 기업에는 여러 인센티브를 주면 좋겠다. 아이를 행복하게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달라.
이준형= 육아복지제도의 목적은 ‘가족행복’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모자보건지소를 확대하고 출산 코디네이터제도를 운영해 부모와 아이가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달라. 기업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근무환경을 만들고 장난감도서관 등의 아동문화 인프라 확대가 필요하다.
◆청년정치가 대한민국 바꿀 것
- 청년정치의 문제점과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서진희= 정치적 약자를 분류하면 청년, 여성, 신인이라고 생각한다. 청년의 범위는 통계청에 따르면 15~29세, 청소년 기본법·청소년 보호법에서는 9~24세로 정한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당은 19~45세를 청년당원으로 규정한다. 청년의 정치참여가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만의 정치를 하자고 결심한 뒤 지난 6년 동안 지역활동을 했다. 이것이 정답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비로소 6년의 시간이 흘러 정치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얼마큼 걸릴지 몰라도 우리만의 정치를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청년정치인의 선거비용 보전과 사전 선거운동 확대, 의무공천제를 제안한다.
전용기= 성별·출신·피부색의 차별을 없애는 것, 청소년의 정치참여를 늘리고 일자리 걱정 없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새로운 정치다. 민주당은 청년 가산점이 있지만 청년이 정치하기 쉬운 환경은 아니다. 꿈꾸는 청년이 모였지만 쉽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금전적인 벽이 가장 크다. 혼자서만 할 수 없는 일인 만큼 당파를 넘는 연대를 제안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7호(2018년 11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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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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