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업체들이 중국 최대 쇼핑축제인 광군제에서 호실적을 기록해 모처럼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아직 해소되지 않은 사드여파와 온라인에 밀린 1세대 화장품 로드숍이 위기와 마주하고 있어 국내 뷰티시장에는 여전히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화장품업계는 온라인몰 강화, 인수합병(M&A) 등으로 돌파구를 찾는 중이다.


서울 명동거리에 위치한 로드숍 화장품매장. /사진=뉴스1
광군제는 침체된 국내 뷰티시장에 잠시나마 활기를 불어넣었다. LG생활건강의 이번 광군제 매출액은 전년 대비 417%나 성장했다. 특히 럭셔리 화장품 ‘후’는 티몰닷컴에서 매출액 2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화장품과 생활용품 매출액은 각각 50%, 73%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인기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급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37%가 올랐다. 설화수의 스테디셀러 ‘윤조에센스’는 티몰 오픈 60초 만에 1만개가 모두 팔렸다. 또 자음수·자음유액 세트는 7만6000개가 사전예약으로 전량 매진됐다.

코리아나화장품의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엠플엔도 광군제 당일 하루 동안 타오바오, 징동, 카올라닷컴 등 온라인쇼핑몰에서 당일 판매 기준 490만위안(약 8억81만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371% 늘어난 역대 최대치다.


국내 화장품업체들이 광군제 덕을 톡톡히 보며 모처럼 웃었지만 연중 깔려있는 먹구름까지는 거둬내지 못했다. 해소되지 않은 사드여파 등으로 크게 줄어든 올 3분기 실적에서 국내 시장의 위기를 체감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3분기 매출액은 1조462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324억원으로 36%가 감소했다. 핵심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 경우 3분기 매출액은 1조278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65억원으로 24.3% 줄었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32억원으로 적자전환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731억원으로 전년보다 12.1% 감소했고 당기순손실도 9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또 토니모리는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8억4000만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매장 수도 지난해 말 679개에서 올 3분기 말 607개로 줄었다. 잇츠스킨(잇츠한불)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144억338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75% 감소했다. 스킨푸드는 지난해 영업손실 98억원을 기록하며 4년 연속 적자를 냈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상황이 이렇자 광군제 특수에 잠시 웃었던 화장품업체들은 다시 현실로 돌아와 각자 살길을 찾아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온라인몰의 성장성을 인식하고 무게 중심을 옮겼다. 최근 2030세대를 겨냥한 신규 메이커업 브랜드 ‘레어카인드’ 론칭을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온라인몰에서 하게 된 배경이다. 소비 트렌드 변화와 함께 대대적인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에이블씨엔씨는 ‘돼지코팩’으로 유명한 미팩토리 지분 100%를 인수했다. 향후 미팩토리 매출을 1000억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토니모리도 올 초 남성 화장품 브랜드 ‘그루밍랩’을 인수하고 자회사를 설립했다. 잇츠한불은 최근 색조화장품 전문 ODM(제조자개발생산)·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 안느를 인수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온라인몰 강화, 인수합병 등의 방법으로 화장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며 “각사들이 위기 돌파를 위해 적극적으로 생존해법을 마련하는 만큼 신성장동력으로 작용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